남편과 370밀리리터 짜리 복분자 술을 나눠 마시고 일찍 골아떨어져...
빗소리에 잠이 깨었지만 눈을 꼭 감고 화장실에 가기 싫어 이불 속에서 참고 참았다.
눈을 뜨니 안경없이도 창밖이 벌~~~~겋다.
블라인드에 마치 단풍이 든 것 처럼.
안경을 찾아 쓰고 창밖을 내다보니 학교 운동장 놀이터에 또 불이 났다.
빗소리가 아니라 불이 나서 타는 소리였던 게다.
당황하여 112를 누르고 간신히 119로 연락을 하고 시간을 보니 새벽3시가 가까와 온다.
지난번엔 강풍이 불어 주변에 주차되어 있는 차로 불똥이 튈까봐 주차되어 있던 차들에 남편과 함께 수돗물을 퍼부었는데...
다행히 바람이 없어 전화기만 붙잡고 있을 수 있었다.
불자동차를 기다리는 동안 112차가 먼저 달려오고 불길도 스스로 잦아들고..안심이다.
그제서야 학교쪽에서 손전등을 들고 한사람이 나타나고 물차가 와서 잔불을 정리했다.
깊은 밤 한바탕 소동이라 하기엔 너무나 화가 나는 상황.
지난번에도 내가 발견하지 않았음 홀라당 다 탔을 수도 있었는데...
도대체 운동장 구석 놀이터가 위험지역이란게 말이 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