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결혼하고 처음있는 일이 일어났다.
큰 아이 초등학교 1학년..드디어 명절 제사상을 준비하겠다는 소리를 한다.
그건 시집에 자진해서 오겠다는 소리도 된다...
시동생과 같이 장을 보고 제수물품을 준비한 모양인데...
일하는 사람들 먹을 밥상은 생각 안했는지.
시어머니가 바쁘게 뒤처리를 하신다.
처음부터 잘 할 수 있나.
있는 재료에 냉장고 뒤져 밥상을 차려냈다.
밥상이든 제사상이든 다 산사람 먹자고 하는 일이지.
그만큼 해주는 것도 너무나 고맙다.
오지도 않던 지난번 명절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어머님께 동서에게 장 본 비용을 드리라고 용돈만 두둑히 드리면 편한 노릇.
땅집고 헤어치기다.
내가 생수에 김치에 쌀까지 사갔던 것을 동서는 보질 못했으니 그 시행착오를 거치려면 우리도 같이 고생하고 불편해야 할 일이다.
동서의 입지를 단단히 해두려면..형님과 내가 뒤로 좀 빠져 나태한 것도 좋다.
덕분에 편해보자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