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노이로제
동물가족 우리집 이야기 2007/06/22 11:08   http://blog.azoomma.com/shahn8079/250589

새벽에 오는 전화는 더욱 그렇다.

6시 즈음 꿈속을 헤매이는데...

중환자실 간호사로 부터 환자 보호자를 찾는 전화다.

면회시간 전이라도 와주십사..하는 의사선생님께서 환자 상태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싶다고.

 

면회시간이라면 낮 12시를 말씀하시는지...

어제 오후 5시에 백선생님으로 부터 환자상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는데 갑자기 위독하기라도 하다는 건지요...

대전에서 출발하면 또 서울서 출발하면 3시간 후에나 도착인데...

 

하여 30 분 거리에 있는 시동생에게로 연락이 간 모양이다.

그들이 말하는 건 아침 8시 회진 시간에 그 전에라도 환자 상태의 변화에 대한 설명을 하고 싶다는 뜻.

그것은 시간을 다툴만큼 위독한 상황이라는 뜻이 아니라 상황이 변화된 어떤 것을 설명하고자 한다는 것인데.

 

그동안은 그렇게 찾았던 것을 늘 임종이 가까웠던 것으로 받아들여 시동생은 하루종일 연가를 내고 병실 곁에 죽치고 있고 어머니는 어제처럼 아들들을 불러모으곤 했던 것이다.

 

그러면 내 남편인 그 아들도 그 어떤 스케줄이 있어도 도중에 멈추고 이성을 잃고 움직여 가야만 했다.

나의 의료지식과 경험에 비추어 환자를 사정하고 의사와의 면담으로 알게 된 정보를 토대로 상태를 설명함에도 소용이 없는 일이 된다.

 

 

어머니나 시동생이 느끼는 환자의 모습은 늘 임종이다.

임종이란 실체를 알지도 못하면서...

두려움과 공포만으로 임종을 느낀곤 한다.

 

어제도.

4시 서울서 일을 마치고 차를 타고 대전으로 오는 도중에 어머니의 전화를 받은 아주버님의 급한 전화에 놀라 방금 전 나와 통화했던 사실을 믿지 않고 임종을 맞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달리는 차안에서 뭘 어쩌랴...

 

기다려 보라하고 중환자실로 연락을 취하고 상황을 살펴보니 어머니의 주관적 느낌이 전달이 되어 사실과 다르게 확대해석이 된 것이고 간호사와 했던 이야기와 의사와 오갔던 이야기를 종합해 보니 상황이 그려진다.

 

이야기인 즉은.

어제의 경우는 점심시간에 맞추어 어머님이 면회를 가셨나부다.

늘 외료진들이 당신에겐 보호자 대접을 안한다며 불만을 하시기에 궁금한 거 있음 꼭 여쭤보시라고 부추겨드렸더니만 간호사를 붙잡고 상태를 묻고 또 의사에게는 살려달라고 했던 것이다.그런 어머님의 간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주려고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환자를 위해 어떤 치료를 하며 기대하는 수준이 무엇인지 설명을 해드린 것이 어머님에겐 위독해서..라고 받아들이신 모양이었다.

그리고는 병실을 나와 큰 아드님에게 전화를 해서 가망이 없다로 전달을 하시곤 아들들을 또 소집.

 

내가 관찰한 상황과 의료진으로 부터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알기 쉽게 설명를 해도 그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것이 더 인상깊고 깊은 불안이란 것을 알지만 이젠 피곤하니 짜증스러운 마음이 불쑥 올라오곤 하는 걸 느낀다.

무지의 불안감이지 현실은 아니란 것을 이해시키려면 나의 인내심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기에...

 

한달 전에도 남편의 형제들과 시어머닌 시아버지의 모습에서 장례준비를 떠올렸고 난 잘 견디고 있음과 그나마 건강해서 견딘다는 희망을 보았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불안해 하는 출근길의 남편에게 근거없는 불안감으로 부터 벗어나라고 한달 전 상황을 끄집어 내어 이야기를 해보았다.

아침에 불려갔던 시동생에게는 의료진이 간밤의 상황을 설명하고 직장에 출근하라고 한 모양이다.

그럼 그렇지...

 

친절한 의료진과 그들의 세심한 배려가 너무나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