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거 뭐있나 싶은지.
남편이 툭툭 뜬금없이 내뱉는 말들 중에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말들이 있다.
예로 들자면.
즐겁게 살라면서 묻지마 여행이라도 다니라는 말을 진심으로 하곤 한다.
남자 친구를 만나라는 말도 예사로 하며 남자 친구 하나 만나지 못하고 사는 날 바보 취급까지 한다.
가끔 발끈하여...
집안 퉁수로 사는 것도 재주라며 난 너무나 재미있게 문제없이 살고 있다고 하지만 남편의 눈에는 늘 일관된 일상 속에서 발발거리는 내가 문제가 있어뵈는지.
사실 내가 문제라면..너무나 게으른 거..그 하나지 뭐.
그렇다고 내가 친구가 없길해 나가 같이 밥먹을 사람이 없길해 나를 찾는 이가 없길해.
할 일이 없길해.
다 귀챦아서 가끔 숨어지내는 걸.
실제로 내가 문제가 있을 땐 집 밖으로 나가 돌아다닐 때인데.
내가 없어도 이 집구석이 어디 잘 돌아가나 안돌아가나 그게 궁금해 싸돌아 댕기는구먼.
어쩌다가 내게 관심이 돌아오는 남편은 집에 있는 내가 걱정스러운 듯 밖으로 나가라고 재촉을 한다.
하긴 세수하기도 귀챦은 건 문제다 싶다.
팔랑팔랑 이쁘게 차려입고 밖으로 바쁜게 남편에게 훨씬 안심이 되는 상황일 게다.
어쩌다 만나는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우리 남편의 어록을 말하면 다들 우리 부부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걸 느낀다.
너무 바쁜 남편과 너무 시간이 많은 나 사이의 해법은 뭘까.
그냥 난 혼자 시간을 잘보내는 내가 너무나 기특하기만 한데.
더 바랄 것도 없이 여유있는 시간과 게으를 수 있는 환경이 너무나 좋은데.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는 남편은 가장 한가한 내가 무척이나 걱정스러운가 보다.
운동을 하든 안하든 사람들을 만나든 안만나든 내 변덕일 뿐이고 감정의 기복과는 상관없는 일인데도 말이다.
즐겁게 살라고 자꾸만 재촉하는 남편하고 진지하게 다시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난 나의 수선스럽지도 분주하지도 않은 생활이 좋기만 한데.
그리고 충분히 즐거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