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꼬릿글을 보면서 이제야 깨달은 거 하나.
나의 문제는.
어떤 말을 특히 어른 말씀은 진심으로 받아들여서 상처 받는다는 거.
내가 머리가 참 나쁘다.
참 둔하다...
부모 돈 욕심 부리는..아니 내가 손해 본 거에 집착하는 악착떠는 며느리였어야 한다.
시어른들이 동서에게 붙여준 표현 그대로 재산 탐내는 며느리가 되었으면 속이 덜 상했을 거다.
그 생색용 돈으로 인술린 펌프를 달고 가까이 사는 막내 아들 하루 세 번 불러들여 혈당 체크하게 하는 답답한 노릇 안봐도 되었을 텐데.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노인네들 처럼 혈당 체크를 하려면 젊은 사람과 같이 살아야 한다더라..그런 소리 안듣구 사는 건데.
손 끝 약솜으로 소독하고 바늘로 찔러 혈당 체크하는 것 조차 당신 손으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직장에 다니는 아들 불러들여 그 수발 들게 하는 양반의 어리광을 듣고 맘 상하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내가 참 둔했다.
시동생 고생하는 것도 안됐고 긴병에 효자 없다는데 괜히 기운 빼는 상황도 어이없고 바보같을 정도로 힘들다 소리 안하고 살던 시동생이 동서에게 힘들다 말하는 걸 보면서 그 답답한 노릇을 누가 해야하는 건가 화가 난다.
환자라도 스스로를 돌보고 관리할 능력이 남아있는 만큼은 스스로 그것을 해야만 한다.
그건 자신의 남은 건강과 기능에 대한 책임이고 살아있음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굳이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옛말 하지 않아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