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계획한 여행길이 고생길이 될 조짐이 있었는데...
무시하고 남편의 뜻을 세워주려 쫓아갔다가 마지막 먹은 점심이 문제였는지...
추운 날씨 탓이었는지...
한참 잠이들려는 시각이라 모친을 찾는 소리에 잠이 짜쯩나게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에 간식까지 잘 찾아먹은 아들이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심장이 심하게 뛴단다.
피곤에 지친 나도 그 밤에 아들방을 오르락내리락 하기가 귀챦은 일이라 약도 먹일겸 데리고 내려와 우리 부부 침대에 눕히고 관찰을 시작했다.
우리집에선 제일 덩치가 큰 녀석이 다시 아기가 되었다.
덤:모친~~모친~~내 심장이 왜 이리 빨리 뛰는 거야??
머리가 깨지는 거 같아...몸은 왜 이리 뜨겁게 느껴지지??
나:심장이 특별히 빨리 뛰는 거 같지는 않아...모친이랑 속도가 비슷하거든,
불안해 하지말어,다만 컨디션이 예민해져서 빠르고 뜨겁고 아프게 느끼는 거 같아.
덤:속도 않좋아...우~~~~ㄱ
밤새 먹은 거 확인하고 새벽녁에야 겨우 잠들면서도 학교 갈 일을 걱정한다.
안간다는 소릴 안하는 아이가 기특다.
딸 아이가 겨울 바다가 보고싶다고 해서 안면도에 다녀왔습니다.
우리집 두찌까지 데리고 가서 일박하고 오느라 미리 예약하고 선금지불하고 절차가 복잡했지요.
하필이면 생리까지 겹쳐 컨디션이 엉망인 때 출발하여 고생바가지에 갑자기 내린 눈으로 경치는 좋았어도 움직이기는 영 거시기한.
그래도 함께 데리고 간 강아지 걱정 하나 덜어서 돌아오는 길 맘이 편하고 시간에 쫓기지 않아서 딱 그만큼 여유있었던 여행길이었답니다.
동물 병원에 데려다 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녀석 때문에 낯선 곳을 여행하기는 점점 어려운 일이 되어 버리는 거 같아요.
집이 좋아...
다녀가신 블로거님들 일일이 인사 못드려서 항상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