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 내내 덤보가 동네 전단지를 뜯어 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혹은 학원에 왔다갔다 하면서 그리고 가족끼리 외식을 하러 다니면서도 짬짬이 틈틈이 부지런히 동네 전단지를 홀로 뜯는 아이를 보면서 내심 기특했었다.
게다가 깔끔하게 뭉치로 정리까지...
유일하게 도와달라는 것이 유성구청에 갈 시간이 없으니 모친이 한가한 때에 가져다 줬으면 한다는 부탁이었다.
현실적으로 그 아이가 하교를 하고 그 시간에 그것을 가져다 주기엔 시간도 빠듯하거니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는 오갈 상황이 안되어 결국은 그것도 그래서 나의 도움이 필요하기에 차라리 내가 편한 시간에 가져다 주는게 낫다 싶은 선택을 한 것이고 결국은 오늘같은 사단이 드디어 난 것이다.
그 공무원이 옳은 말을 한거지만.
나도 옳다.
그리고 불쾌하다.
10시 넘어 출장가는 남편을 터미널에 내려놓고 그 길로 유성구청에 도착한 시간이 30분 남짓.
여러번 갔던 6층 건축과에 갔더니 예전과 자리가 바뀌었다.
인상 좋은 아가씨가 서류를 만들어 주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왠 아저씨가 명함을 주면서 애가 공부를 잘하냔다.( 이 부분에서 부터 황당하기 짝이 없기 시작하더구만)
웃으면서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잠시 머뭇거리며 생각을 하는데 몇 학년 아이냐고...
서류에도 필요하니 우리 아이들 학년을 이야기 하고 또 공부를 잘하냐고 묻기에 귀챦게 대답을 했다.
공부 잘하고 있다고...
그랬더니만.
다음 부터는 애가 직접 봉사활동을 해야지 엄마가 대신 해주면 안된다는 말을 쏟아내는 거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동네 아줌마들 한테도 이야기를 하란다.
엄마가 도와줘서는 안되고 이번만 받아준다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기가 막혀서 화가 나더라.
그래 불쾌한 내색을 분명히 하고 몹시 마음이 상해서 간다는 말을 그 아저씨가 들리도록 똑똑히 조용히 낮은 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왔다.
유성구청에 항의를 할까말까?
귀챦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