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님이라 불리는 친구가 절로 점심 먹으러 오라 전화를 했다.
이왕이면 공부도 하고 기도까지 하라는데...
나야 항상 날건달이라.
덤보 기다리는 사이 캐슈넛을 넣은 멸치볶음을 만들어 반은 집에 두고 반은 친구에게 들고 갔다.
수험생을 위한 기도를 했다는데...
정작 수험생 학부모인 난 절밥만 탐이 난다.
기도하는 사이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는게 기도가 된다.
싱크대와 불판 주변의 찌든 때를 닦아주고 살림 정리를 해놓았다.
점심이 유난히 맛난다.
배고픈 중생의 배를 채워주었기에 보답으로 텃밭에 마늘 두 고랑을 심어주고 왔다.
생전 처음 하는 일이었지만 희한하게도 난 마늘 심기에 타고난 재주를 가진 거 같다.
성당 다니는 친구도 오라하고..교회에서도 오라하는데..바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