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신분의 남편과 결혼 할 즈음 남편은 형의 집에 얹혀 살던 시절이다.
그런 남편의 처지에 장학금으로 학비와 용돈을 겨우 해결하던 때라서 결혼은 한참 뒤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3년 연애 끝에 직업도 집도 준비된 것이 없는 남편과 결혼을 하게 됐던 것은 형님이 당분간 같이 살자고 했던 때문에 시어른들이 일을 추진하게 되었던 것이다.
가난한 연인들이라서 우린 결혼을 시켜준다는 것만 좋았고 내가 직장이 있으니 형님댁에 월세 살듯이 시작을 해보자고 했던 용감한 결혼이었다.
28평 아파트 문간방은 참 작았다.
책꽂이 하나 달랑 있는 남편 방에 맞추어 옷장과 싱글 침대를 놓으니 딱맞았다.
나머지는 모두 형님의 살림 속에서 생활을 같이 하자니 미안해서 관리비와 식비의 일부를 내놓으니 시동생에게도 받지 않은 것을 동서에게서 받을 수 없노라며 같이 살아주는 것이 되려 고맙단다.
집장만을 해놔라 하면 그것이 다 당신들 차지였을텐데..하면서 문간방으로 신접살림을 들어온 내가 도리어 고맙단다.
내 몫은 해야 될 거 같은 마음에 불편하던 차였는데 형님의 설득으로 마음 편한 형님과의 동거 생활이 시작이 되었지만 형님은 그만큼 다른 불편함이 분명 있었으리라.
불편함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가족에게 진심을 가진 형님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
형님은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여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