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의 남다름 그 하나
동물가족 우리집 이야기 2006/02/21 13:58   http://blog.azoomma.com/shahn8079/219167

형님은 평생을 주말 부부로 사셨다.

내가 결혼하던 그 해 신혼 살림을 형님 댁 남편의 총각시절 문간방에서 시작을 했으니 형님의 주말 부부생활을 근거리에서도 봐왔고 또 나의 결혼생활 내내 봐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데.

 

잠깐 형님과 함께 살았던 시절은 남자들 둘이 사는 집에 여자들이 들랑날랑 하는 것으로 뵈는 생활이지만 엄연히 안주인이 분명한 곳인데도 형님은 손님처럼 방문하시기도 하고 또 손님같은 나를 안주인처럼 대접을 해주시곤 했다.

 

그 일예로..형님은 일하는 곳이 안동이고 난 서울 근교다 보니 주말이면 형님이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저녘 무렵이곤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새댁이라 밥만 겨우 앉혀 놓고 냉장고 안의 반찬들을 끄집어 내는 정도의(그것도 형님이 공수해 온 반찬들) 저녘상이건만 혹시라도 그 일로 따로 상을 차려낼까봐서 늦어지면 집밖에서 우동이라도 사드시고 들어왔던 양반이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이면 눈치보면서 늦잠도 못잘까봐 다 같이 늦잠 자자고 하고는 우렁각시 처럼 소리없이 하는 일을 해치우고는 아침상을 뚝딱 차려내시곤 했었다.

내가 미안해 안절부절이라도 하는 내색이면 안주인인 당신이 당연히 하는 일로 이제 겨우 이름만 주부인 나의 부족함에 대해 한마디 불편함이나 그런 내색을 안하신 것을 보면 형님은 참 대단한 사람이다.

 

적어도 나완 다른 점이 함께 있는 동안 불편함에 대한 불평을 갖지 않으려 하고 수용하려는 자세가 손님을 편하게 만드는 재주가 남다르게 있는 것 같다.

 

가족 안에서도 주인과 객이 분명하면 서로가 피곤 할 일이 없고 많은 이해와 배려가 저절로 살아나는 것 같다.
그것이 너그러움으로 표현이 되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