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전에 방을 잡아놓겠다고 살짝 왔다 가시려다가 서운할까봐 전활 주셨단다.
약속이 없으면 같이 점심이나 먹자시며 바로 밑 동서까지 부르셨다.
아들때문에 기분이 좋아 한턱 쏘셔야겠다시며 혹시라도 우리가 부담을 할까봐 먼저 선수를 치신다.
유성톨게이트 진입 30분 전에 전화를 주셔서는 다른 준비는 하지도 못하게 하는 배려에 이쁘게 옷만 차려입었다.
사람 사는 집답게 잘 어질러진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동서를 기다리는 동안 따로 방 얻을 거 뭐있냐며 기숙사에 들어가기 까지 불편하겠지만 같이 살자고 빈 방 하나를 보여드렸지만 조카가 하숙도 아닌 원룸을 원한단다.
점심을 먹고 학교를 한번 둘러보고 수업 받을 곳과 가장 가까운 거리의 원룸을 찾아 가격과 조건을 알아보니 조카가 알아 본 조건과 가격 차이가 많다며 자기가 알아 본 조건의 동네 이야기를 한다.
알뜰하고 야무진 조카의 사전조사에 감탄을 하면서 길 안내하는 내내 마음이 흐믓하기만 하다.
형님은 안내 하는 내내 고생스럽다며 미안해 하고 시간을 많이 빼았아서 미안해 하셨지만 그런 경험이 진심으로 즐겁고 유익한 관찰의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모르셔서 하는 말씀이다.
형님과 아이를 보면 부모자식간의 관계에 대한 모범답안이랄까...
그런 모습이 잘 관찰되고 기술이 엿보이기 때문에 즐거운 경험이란 것을 형님은 모르시나보다.
내가 밥을 사드려야 하는데...
공부한 값.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