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말 그른 거 없다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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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당황스럽고 정신차리지 못 할 상황이 전개되면 난 내 정신을 수습하기 위해 의지하는 것이 하나 있다. 옛말 그른 거 없다는...말.
살수록 이치가 맞고 평범함 속에 지혜가 빛나는 말이고 깊이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해를 거듭할 수록 같은 말에서 느껴지는 여운은 다르지만 이해 못했던 말들을 실감하면 가슴이 뻥 뚤리는 듯 시원해지곤 한다.
어제 퇴근 한 남편이 시아버지가 퇴원을 하신다더니 안하셨단다. 하루 더 있기로 했다는 남편의 이야기를 기분 좋게 받아주지 않았던 것은 시어른의 어리광을 받아주지 못하겠는 내 마음 그 자체였다.
명절에 시동생이 인사문제에 불만을 삼아 직장게시판에 글을 올려 집안을 발칵 뒤집은 사건이 있었다. 조용히 얌전히 있다가 대형 사고를 치고는 아무도 모르게 하려던 것을 친구가 달려와 사실을 알려주어 공개가 되었고 동서의 말을 듣지 않는 시동생을 설득해 보려던 형제들도 설득을 못해 결국은 시아버지에게 게시판 글을 내리도록 종용하시게 하여 일단락을 맞었었는데...
시어른 성격이 해결 안되는 것에 끙끙 거리고 병을 만들어 자신을 달달 볶으며 가까이 있는 자식에게 그 어리광을 부리는 것을 알기에,또 효자아들은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 조차 내색 못하고 아버지 말씀이라면 당장 해결을 하려는 효자다 보니 걱정되고 염려되는 것이 있어 시집에서 돌아 온 후로 시동생이 제일로 염려가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속상한 그 아들 붙잡고 또 병원행이었다.
병명도 모른다. 일단은 무조건 입원하셔서 여기저기 아픈 곳을 찾아내신다. 입원한 김에 이런 저런 걱정스런 것을 뿌리뽑고 치료하고자 의사의 권유가 아닌 당신의 의지로 입퇴원을 결정하신다.(병원 관계자에게 알아낸 사실...) 그렇게 이리저리 불려다니는 막내아들에게 신신당부까지 하신다. 니들 형에겐 걱정하니 알리지 말라는 부탁까지.
그러나 하루 이틀 입원한 동안 전화 한통 없다고 아픈 셤니만 달달 볶아댈 것을 안다. 셤니가 그렇게 달달 볶이고 나서 아버님이 많이 화가 났으니 전화 한통 병원에 놓으라는 주문이 들어오곤 했었다. 첫 번 전화엔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받지만 점점 기분이 좋아져서 당신도 주체못하는 커다란 목청으로 아직도 어디가 아프다는 소리. 그랬었다.
당신 괴로운거 반의 반의 반의 반이라도 자식이 얼마나 고달플까를 생각안하시는 어른. 당장 어려운 일을 겪는 그 아들이 안스럽지 않은 이기심에 질려버린다. 남편의 아버지기에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면 옛말 밖에 날 설득 할 것이 없는데...
늙으면 애가 된다고???? 그 말이 싫다.
그 애같은 아버지 보양을 하는 일엔 직장에서도 협조를 하는 거라고 우기는 양반. 그 때문에 인사에 불이익을 받는 거라고는 생각을 안하는 이기적인 양반. 전화 한통에 한걸음에 달려와 심부름 하는 아들 앞에 네 도움 없이 한다는 듯이 유세하듯 119 불러 병원에 입원하러 가시는 양반.
남편에게 좋은 얼굴을 할 수가 없어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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