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방학 기념 늦잠을 자고 대청소를 시작했다.
책 욕심이 많아서 어린이 수준의 책 조차 버리지 못하게 하는 작은 넘의 방을 대대적으로 뒤집어 엎었다.
절대로 버리지 못하게 하던 어린이 과학책들을 순순히 정리하겠단다.
절대로 소중한 것들이라 사촌 동생들에게 조차 주기 아까웠다는 것을.
책 뿐만이 아니리 애지중지 아끼던 레고도 동생들에게 물려주겠단다.
쓰레기에 가까운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사는가 싶었는데 크긴 크는지...
분리수거를 위해 종이를 분류하다 보니 성적표가 있다.
어제 성적표를 내놓지 않길래 물어보는데도 딴짓을 하더니만...
숨겨 놓은 거다.
허둥지둥 뭔가 숨기는 듯 보이더니만...짜식 크나보네.
부끄러워서 숨겼단다.
부끄러운 줄도 알고 다 컸다.
기특하다.
갑자기 철 들면 재미없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