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팠다
동물가족 우리집 이야기 2005/12/26 17:31   http://blog.azoomma.com/shahn8079/214502

이브엔 피곤해서인 줄 알았다.

크리스마스엔 식구들 밥 해대느라 아프다 내색도 못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죽은 듯이 잠 속에 빠져들었다.

 

정작 아프면 아프다 말도 못한다.

아프다 말하는 것이 아픔을 줄여 줄 일도 아니고 그러므로 해서 혼란스러워 지는 것은 더 힘든 일이기 때문에 말수를 줄이고 가능한 만큼의 일을 해내며 혼자 앓게 될 뿐이다.

잠깐 동안의 시집이란 환경 안에서는 그 편이 여러모로 맘 편한 일인데...
욱씬거리는 머리로 시어른의 "아프다"는 소릴 듣고 있노라면 집으로 돌아와 눕고 싶은 마음이 꿀뚝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죽은 듯이 잠을 자고나서도 몸은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다.

그대로 소파에 쓰러져 온전히 내 몸의 여기저기를 느끼며 꼼짝을 할 수가 없다.

머리 속은 딱따구리가 쪼아대는 듯 하고 기침을 하고 난 가슴은 마치 센드페이퍼로 밀어준 것만 같으며 내 몸의 커다란 근육덩어리들 마다 각각 무게가 다른 모래주머니를 달아놓은듯 피곤하고 아프다.

외출복 그대로 오리털 이불을 뒤집어 쓰고 정기장판에 누웠는데도 뼈속까지 한기가 차오르는가 싶더니만 옆에 누워 자는 남편의 몸이 어느 순간 차갑게 느껴지는 것이 내 몸이 불덩어리인 것이 느껴졌다.

열이 나니 차라리 머리가 명료해진다.
해열과 탈수를 막으려 입었던 옷들을 벗고 물을 마시는 일을 본능적으로 해버리고 자는 남편을 밤새 지켜보면서 열감이 사그라지는 어느 순간에 깊은 잠에 다시 빠졌다.

 

그렇게 아팠었다.

지금은 살만하다고...

 

다녀가신 블로거님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