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말이 끝나갈 무렵이면 봉사활동 시간이 항상 아이들에게 조급한 문제꺼리가 된다.
절대 거들어 줄 수가 없는 문제에 봉착한다.
요령없이 꼬박 그 시간을 채워 관공서 봉사를 하던 작은 녀석이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거리의 불법 벽보를 뜯어 모으면 된다는...
며칠 동안 하교 후 나의 시장 길을 동행하면서 모은 것이 28장 남짓이었다.
난 시장 바구니를 들고 아이는 벽보를 뜯으며 구청 도시계획과에 가져갔더니 30장에 한시간이란다.
한장 뜯는데 2분 잡고 그런 계산을 한단다.
아이가 공들인 시간은 그 보다 훨씬 많은데.
남은 시간은 5 시간,주말을 끼고 토요일 일요일 2시간씩 파출소 봉사를 하겠다며 나름으로 시간을 계획하는 녀석을 보면서 거들어 줄 수 있는 일은 혹시라도 일이 없어 돌려보낼 경우 한 번 더 부탁을 하고 열심히 할 것 같은 태도를 연습시켜 보내는 일이었다.
순진한 녀석은 인사와 부탁을 말씀을 잘도 연습한다.
눈보라치는 토요일 그렇게 파출소를 찾아갔음에도 퇴짜를 맞은 녀석은 다운타운으로 되돌아 온다는 전화를 마치고도 한참을 나타나지 않더니 벽보를 30장 뜯어 왔다.
다음날 역시 눈보라 치는 중에도 다시 나가더니 60장을 수거해 왔다.
궂는 날씨 때문에 아무도 떼어가지 않은 것 같다나...
아침에 학교에 가면서 구청에 꼭 가져다 달라고 부탁을 하고 갔는데...
게으름은 엄마가 피우고 있다.
나가기가 싫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