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오래전 프로포즈가 생각이 난다.
딸기 먹으러 가자고 하고서는 딸기가 가슴에 얹힌듯 무거운 분위기를 잔뜩 잡더니만...
뜬금없이 돈이야기를 했다.
당시 최저 임금이 얼마인 줄 아느냐며 묻더니만 그 시절 자기 신분의 조교월급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그 돈으로 살림을 할 수 있겠느냔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시작은 고생스럽겠지만 언젠가는 귀부인으로 살게 해줄 자신이 있다며 힘주어 말하는데...
어디에 넘어갔냐면...
그 자신감이나 어떤 조건이 아니라...
남편의 첫사랑에게 받은 상처가 겨우 아물려 할 때 만난 사람이 나라서 내가 떠나가면 남편에게 큰 일이 날 것 같은 염려였었다.
덕분에 귀부인으로 사는가 싶다.
귀챦은 부인?
뭐든 귀챦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