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동안 고민을 안겨줬던 치마를 입어주기로 했다.
요즘 유행하는 사각거리는 층층이 치마...
남편이 좋아해서 인터넷 쇼핑을 했는데 받아보니 내 체형의 결점을 최대한 살려낼 뿐만이 아니라 바느질이나 무늬맞추기 등등 기본이 너무나 엉성해 가격대비 만족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쇼핑이 되어 버렸다.
지지난 토요일 남편과 같이 있다가 택배를 받아서 입어보이고는 이틀을 기다려 반품하겠다는 이야기에 남편이 신경질적이었지만 내 마음에 안드는 걸...
차라리 택배비를 부담하는게 낫지 안입는 거 보다야 낫지 않겠는가...
쓰레기 더미 속에서 찾아낸 반품 거래서를 곁에 두고 며칠을 고민하다가 입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일단 큰 허리는 치마허리를 한 번 말아서 두껍게 하니 얼추 흘러내리지 않고 내 몸에 맞는 듯이 보였다.
한 번 더 말아주니 풍성한 주름이 엉덩이 주변을 볼륨있게 해주어서 사람이 덜 빈약해 보이는게 입어줄만하다.
그러구두 반품기한인 열흘을 고민하다가 남편의 실망스런 그 표정 때문에 입어주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까이꺼~~비키니두 입어주는데...싶어서.
어제는 까실한 느낌이 좋아서 배색을 맞추고 악세사리까지 맞춰서 허리를 두번 말아 입으니 실망스러웠던 마음이 조금 가시는 듯 했다.
비가 갑자기 오니..까실한 느낌이 제법 괜챦다.
작은 아이 학교 앞에도 입고 가고 큰 아이 학교에도 우산을 가져다 주러 그 차림으로 나갔다.
늦을 거 같다던 남편이 제법 이른 시간에 들어와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우산을 쓰고 동네를 한바퀴 산책을 하고 돌아오기도 하고 치마를 입고 여러가지를 해본다.
내 몸에 어울리게 고쳐 입은 모습이 이쁘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이다.
짧아져서 더 좋단다.
남편이 좋아하니 됐다...좋다.
오늘도 입고..내일도 입어줘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