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둘이 아이들을 집에 둔채 시집으로 아침 일찍 출발을 했다.
간밤에 딸아이가 아파 밤잠을 설쳤지만 바쁜 남편의 스케줄 안에 계획했던 일이라 새벽녘에 토하고 혈액순환이 좋아진 것만 확인하고 강행하기로 했다.
작은 녀셕에게 하루종일 해야 할 일을 메모하면서 평소의 할 일에 아픈 누나를 관찰하고 간호 할 책임과 자신을 돌볼 것 까지 부탁을 하고 집을 나섰다.
며칠 전과는 다른 고속도로의 풍경을 보면서 새로운 꽃들의 군락을 보면서 집 걱정을 희석해 갔다.
예고없이 찾아간 시집은 어머님이 출타중이셨다.
점심은 지난 번 아버님 입원 시에 어머님과 함께 갔던 고깃집에 가려고 했는데...
준비해간 반찬들을 정리하며 청소하며 빨래를 하며 시어머니가 가셨을만한 곳에 전화를 했지만 찾을 수 없어서 기다리다 보니 나가긴 시간이 늦어져 밥상을 차리고 기다리게 되었다.
시어머닌 아버님 기침 때문에...
양방의 약 대신 한방의 약을 사러 심부름 나간 김에 장도 보고 고추 모종도 사오신거다.
어머님을 기다리는 동안 방을 치우면서 약봉지를 찾아보니 강한 기침억제제까지...
안드시고 자꾸만 약봉지만 늘리시는 마음이 한편 이해가 되면서도 그 욕심을 언제 버리실까 두렵기 까지 하며 온전하지 않은 어머님을 건강한 그때처럼 호령하시는 아버님의 모습에 화가 나기까지 한다.
자식의 눈으로 며느리의 마음으로 그 모습을 보는 것은 언제나 화가 난다.
어머님이 집으로 돌아오는 그 순간까지...
혹시라도 갑자기 기억을 잃어 집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그런 걱정없이 책만 잡고 가부좌 틀고 있는 모습 속에 내 남편의 미래가 숨어있을까봐 두렵기까지 한다.
그래...
지금 모습은 그저 부모님의 현제일 뿐이다...자꾸만 나의 불안을 다독인다.
또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각자의 삶의 모습이고 내 눈에 닥친 만큼만 걱정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면서 살자고 마음을 쓸어내린다.
부모님 기대엔 항상 부족한 자식 노릇이지만...
밥상을 차리고 청소를 하면서 빨래를 하면서 다지고 다진다.
내 부모라서가 아니라...나의 봉사가 필요한 이웃 노인들에게 기꺼운 봉사를 하는 중이라고.
안그럼 잔소리가 하고 싶어진다.
내 어린 자식보다 더 걱정스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