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만들다.
동물가족 우리집 이야기 2005/03/06 02:47   http://blog.azoomma.com/shahn8079/184676

연말에 잃어버린 모자를 대신할 모자를 사러 오랫동안 공을 들였음에도 내 마음에 꼭 드는 새 모자를 찾지 못해 봄이 오는게 두려웠었다.
봄볕에 타면 님도 못알아 본다 해서...


사실은 헤어스타일에 큰 공을 들이지 않는 나에게 모자는 포장 내지 변장의 도구인데 15년 애지중지한 모자를 잃어버린 미련을 버리기로 맘을 먹고나니 비슷하게 라도 만들어 볼까 하는 맘이 들더란 말이지.

옷장 정리를 하다가 결혼 예복으로 샀던 검정 실크 자켓에 필이 꽂혀서 옷을 해체 하기 시작했다.
양면 모자를 만들겠다고 해체해 두었던 우산 방수천을 찾아내고 재단을 했다.
그러나 검은 쪽의 모자와 버버리 체크의 모자가 양면으로 쓰기엔 질감이 어울리지 않아서 두개의 모자로 분리 할 수 밖에 없었다.

검은 모자의 안쪽에 자컷의 안감을 두어 마무리를 하고 체크 모자에 새 배색을 해서 양면 모자를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는 발동이 걸려 다른 우산을 분리해체해서 다른 색깔의 양면 모자를 하나 더 만들어 버렸다.

갑자기 모자 부자가 되어 거울 앞에서 난 웃고 있다.
이 밤중에...
재봉틀 소리를 멈추고 난 내일이 아닌 오늘 아침이 빨리 오기를 갑자기 기다리고 있다.
잠이 들까 모르겠지만 아침이 오면 갸벼운 코트를 꺼내 입고 목도리를 휘감고 모자를 쓰고 동네를 한바퀴 돌아야지...히히

식구들 다 자는 한밤중에 혼자 히죽이고 있는 여자.
그것도 모자를 바꿔 써가면서...
난 모자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