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반격
동물가족 우리집 이야기 2005/02/22 11:54   http://blog.azoomma.com/shahn8079/182866

주말 내내..운동도 못가고...기회가 있을 때 마다 모자란 잠을 보충하던 남편은 해만 떯어지면 술먹자고 부추기고 결국은 종류별로 사다놓은 과일주와 전통주를 주말 내내 마셔주었습니다.

큰 아이 진로문제를 시작으로 우리의 노후 문제까지 다양하고 구체적인 대화가 오갔고 그러다가 남편은 평소의 불만까지 끄집어 내어 자칫했다간 큰 싸움으로 번질 뻔한 술상이 있었지요.

남편의 불만이란...
항상 같습니다.

돈.

결혼 할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가 같이 신혼살림을 준비하던 일부터 요즘 저의 돈에 대한 태도까지...불만투성이로 꾹 참아주고 있는 모습을 토로하는데...
저야 당연 남편의 불만을 인정하지요.
분명 불만일꺼란거..그리고 인정하는 것과 개선의 여지와는 별개란 불행한 사실을 남편은 항상 확인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지요.
그런 경우를 답답해 미칠 지경이라고 이해는 합니다만...

저는요.
제 주머니에 돈이 얼마있는가 몰라요.
얼마 쯤..정확한 계산을 안해요.

그러나 오래전엔 너무나 철두철미해서 머리가 항상 복잡하고 긴장되어 있고 매사 날카로웠던 때도 있었어요.
어떻게 돈을 모을까..궁리하고 아끼고 지키려고 안간힘 써봤는데...
열심히 모으는 재주는 있어서 머릴 써가며 모아봐야 머리 아픈 만큼 힘들엇던 만큼 기쁘게 쓰여지질 않더라구요.
그만큼 그 돈에 대한 집착을 끊기도 힘들었고 그래서 대신 사람을 미워하기도 했거든요.

돈 몇 푼 때문에 사람 미워하고 자신을 괴롭히는 일을 말자..잃는 것 보다 마음 아파하는 그 시간이 더 괴로운 것을 알고 돈은 잃어도 마음은 건강하자 싶었지요.

그 후로 사소하게 정확하려고 애쓰는 고단함은 버렸습니다.
그 사소한 고단함은 내것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고 아까움이었거든요.
잃는 돈에 사람까지 얹어서 잃고 싶지 않아서...

그러다 보니 후유증이자 합병증으로 가끔 계산이 트미해서 날짜는 물론..실수처럼 관리비도 잊고..정신없이 살아지대요.
그걸 남편은 항상 공격을 합니다.
저의 절대 약점이지요.

게다가 은행관련 업무는 운동삼아 나갈지언정 절대 경제적인 활동으로 삼지 않다보니 맨날 돈 벌어다 주고 자긴 뭔가하는 마음이 드나 봅디다.
모든 경제권을 남편에게 이미 오래전에 다 넘겨 주었지요.
저는 속편하고 팔자 좋게 필요한 금액을 그때그때 남편에게 슬쩍 흘리면 그 이상의 돈을 찾아다 주고(제가 찾아 쓸수도 있는 똑같은 카드가 있음에도 그저 귀챦다는 마음 하나로..^^;;) 남편과 가능한 시간에 장을 보면서 불편한 것 없이 살고 있는데 드디어 이 남자 자기가 진 십자가가 무거운가 봅니다.

남편에게 경제권을 넘겨버린 배후엔 시집으로 가는 금전적인 부담감을 더 이상 느끼고 싶지 않다는 나의 속내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의 수입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일지라도 친정과 비교하고 속상해 하기 싫어하는 내심이 잔뜩 깔려있었지요.
게다가 돈의 액수로 마음을 저울질 당하고 싶지 않아서 남편 손에서 모든것이 나가도록 일절 간섭을 않고 말을 보태지 않으니 너무나 편했습니다.
더구나..시집만큼 친정에 마음을 쓰는 것으로 내 경제생활이 위협당하는 그런 위기감도 느끼지 않았구요.

항상 이리재고 저리재느라 고단했고 마음쓰면서 속상했던지라...
다 넘겨주었더니..남편이 고단한가 봅니다.
이리저리 인심쓰고 생색내기가 어디 쉬운 줄 아는가...

그런 고단함을 저에게 경제관념이 희박해서 자기가 고생스럽다고 반격을 하는 거지요.
그래두 워쩔껴...당신 참 고생스럽다~~~~~그리하니 남편은 또 어깨가 무거워질 수 밖에 없어요.

남편이 딴주머닐 차도 모를 만큼...알고 싶지 않을 만큼 돈 문젠 신경 안쓰고 사는 마누라랑 사는거..고생스럽겠다...여보.
관리비 늦어서 과태료 가끔 어쩌다가 내는 거..대신 밥 조금 먹쟎어.........
아직은 건강해서 병원비 많이 안들구...
내 정신과 상담료 대신이라구 생각혀...
나 그런 거 미안해 하기두 싫어................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똥배짱 마누라라구 불만해두 어쩔 수 없지 뭐.

그런데..딴주머닌 있는 건가?????
나랑 나누자...........
내가 돈있어두 어디 쓸데가 있어야지...다시 당신 다 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