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아버지가 작년에 칠순이셨어요.
아직 월급쟁이를 하시고요.운좋게...
매년 계약직으로 올해만 올해만 하시는데...회사에서 건강이 허락하는대로 나와달라고 해서 퇴직 이후의 삶이 자꾸만 늦어지고 계시지요.
지금은 여동생 직장 따라 이사를 하셔서 왕복 출퇴근 시간이 4시간이라는데 그 길을 늙어 힘이 딸리네..하시면서 웃으면서 다니셔요.
그에 비해 시어른은 정년 퇴직하던 해에 처음 뵈었는데...
그때부터 뭐든 늙어 못한다...가 핑계였고 실제로 당신의 활동을 제한하는 이유였어요.
다리가 아파 등산도 못한다...그러셔서 운전으로 드라이브를 취미로 삼아보세요 하면 늙어 이제 배워 뭐하냐...60 조금 넘어 그러셨는데 반해 친정 아버진 퇴직 후 시골로 갈꺼라며 그 즈음 운전을 배우셨어요.
선비처럼 고대로 방안에서 운동력을 상실하며 늙어가는 시아버지랑 상황과 환경에 적응하며 할 일을 유지하고 찾아가는 친정 아버지를 지켜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오로지 자식 교육과 직장 생활이 당신 생의 전부였던 시아버지에게 남은 여생의 의미와 재미가 무엇인가 입니다.
반면 친정 아버진 시아버지의 연급보다 적은 요즘 월급에서 조차 여유를 만끽하시고 언제 퇴직하시던 다음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항상 준비 중이신 것을 보면 자식이 주는 기쁨 저리가라 생이 독립적이고 흥미롭고 즐겁기만 하십니다.
어머님 뇌출혈로 쓰러지시자..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시아버지와(당신 연급도 못찾아 객지의 자식에게 금융업무를 해달라시는 아버님을 경험하면서) 당신 몸 아파도 인터넷으로 당직병원 찾아서 택시타고 병원가시는 양반을 보면서 머지않아 닥칠 나의 노년은 어느 누구를 닮고 쫓을까 그 모습이 확연해 집니다.
죽음은 순서가 없다지요...
그래서 죽을 때 까지 생에 대한 나의 의지가 작용했으면 합니다.
그 의지가 건강하고 생기있고 발랄하기를 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