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문안 다녀왔습니다.
남편의 부재로 나의 몸 컨디션이 바닥인 상태에서 피할 수 없이 가야할 것 같아서 가겠다는 전화를 먼저 하고 약속을 만들어 버렸었지요.
집을 비우면서 내 컨디션을 알고 간 남편은 걱정이 되고 미안한지 연신 전화로 안부를 묻습니다만 내 몸이 바닥이라고 해도 가지 말라고도 말할 형편도 아닌지라..출장 간 남편 맘이나 편하라고 밥도 먹은 체,덜 아픈체 하는 내 모습이 더욱 피곤했었습니다.
암튼 내 몸이 그러니 초 긴장 상태로 6시간을 왕복했습니다.
예민한건지..속이 부실한건지...먹지 못하고 강행한 길이라서 무척 힘든 하루였습니다.
그리 찾아간 병문안은 아버님께 대만족스런 행사였겠지요.
사실 그 부분을 만족시켜 드리기 위해 강행했던 것이고 다른 어떤 성의나 애정조차 제대로 받으실 줄 모르시는 분이라 이젠 원하시는 만큼 원하시는 것으로 수동적으로 채워드리는 것이 저도 덜 힘들기도 하구요.
오직 노구와 노환에 집착하고 당신의 방식만을 쫓아 몸을 망가뜨리는 것을 보면서도 속수무책이라고 이젠..받아들이려 합니다.
진심으로 건강을 염려하고 지켜드리고 싶었고 안타까워 했었지만......
아버님이 고수하는 방식에 거슬러서 힘들어 할 것이 아니라 바라시는 만큼에 대해 이젠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지치지 않게 반응하자고 남편을 설득했습니다.
중병 아닌 걸 다행 삼으면서 우리가 탄력있게 대처 하자구요.
힘든 왕복시간이었지만...
오가면서 많은 감사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게 그런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 준 작은 넘의 독립심이 고맙고,덜 고생스런 방법으로 오갈수 있는 능력(운전)이 고맙고,남편이 만들어준 경제적인 능력이 고맙고,그래서 마음고생을 덜 할 수 있었던 그 모든 것이 고마웠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고 싶고 또 감사함가지 덤으로 챙기고 싶습니다.
내 영혼을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