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동물가족 우리집 이야기 2004/11/01 12:33   http://blog.azoomma.com/shahn8079/166216

일요일 점심을 먹고 부른 배를 정리하려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큰 아이와 작은 넘의 스케줄이 오후 내내 있던 터라 애들 걱정과 집 걱정은 놔두고 오후 내내 시간을 보내긴 자전거가 딱이라 베낭에 귤과 여분의 옷가지를 넣고 2시에 집을 출발해서 충대를 거쳐 집에서 딱 20분 거리의 자전거 전용 하상 도로에 들어섰다.

유성구청 앞에서 출발 0 킬로미터 표지가 나오고 8킬로를 강따라 가면 내가 살던 전민동이 나오며 그 강을 따라 그만큼 더가면 송강이란 동네가 나온다.

간혹 자전거로 전민동 까지는 한시간을 달려 가서 살던 아파트를 한 바퀴 돌고 차 한잔 마시고 오던 일은 있었지만 어제처럼 코스를 잡아 돌아오긴 처음이라 가는 길 내내 괜히 흥분이 되고 낯선 환경에 감탄하고 그러면서 발길 닫는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금 생각해 보면 무릴 했었다.
그러나 그 땐..절대 그런 생각을 못하고 재미에 끌려 왜 진작에 이런 코스를 몰랐을까 싶을만큼 재미난 도전이었었다.

반환점을 돌듯이 돌아 다시 전민동 앞 갑천에 이르러서는 3시간 이상 페달을 돌려서 허벅지가 아파오기 시작을 했다.
욕심을 부려 남편에게 뒤질세라 밟아대던 페달의 속도가 자꾸만 뒤쳐질 무렵 휴식을 취하면서 싸가지고 간 간식도 먹고 물을 마시면서 다릴 쉬게 했지만 전민동에서 유성구청앞가지 8킬로와 또 집까지의 20분간은 너무나도 고통스런 질주였었다.

허벅지가 뻐근하다가 무릎까지 아파오는게 단단히 무릴 했다는 것이 뇌리에 고통으로 알려주는 것 같았다.
항상 내 뒤에서 내 가는 길을 봐주던 남편도 늦어지는 속도에 앞서가고 난 남편의 꽁무니를 간신히 따라잡았다가 또 늦어지고 하면서도 서산으로 넘어가는 노을과 시원한 강바람이 고통의 댓가처럼 내게 깊이 인식이 되었다.

전민동에 9년을 살면서 가장 값진 환경을 들자면 강가의 산책이었고 그래서 이사 후 그맛을 잃고서 뭐 하나 빠진 삶처럼 아깝고 아쉽고 했었는데 이리 잔전거로 그 강가를 산책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노을을 보니 강가의 산책 대신 보상을 받는 기분이랄까...

그런 노을을 향해 질주하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면서 따라 달리다 보니 꼬박 5시간이 흘렀고 집에 다다를 수 있었다.
아이고~~~~~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어제의 경험은 우리 부부의 기억 속에 또 하나 추억으로 만들어졌을게다.

평소에 핼쓰클럽엘 다니는 남편과 어쩌다 자전거를 타는 나의 게임은 나의 욕심이 앞선 무리한 게임이었지만 부부가 서로에게 앞선들 뒤따른들...보고 느끼는 것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우린 같은 노을을 바라볼 것이고 나란히 달릴 것이고 그렇게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