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 간다고 맘을 먹으면 머릿속이 해야 할 일로 계획이 가득 차곤 합니다.
이번엔 실내화를 챙겨갔는데...아무래도 가자마자는 항상 바닥이 지저분해서 청소하기 까지 발을 디딜수 없어서였지요.
시어른께 인사를 마치기가 무섭게 일어나 걸레를 빨아들고 앉은 자리부터 닦거나 딸래미나 남편이 도와주면 저는 화장실 청소부터 하는게 일과처럼 되어 있는데 이번엔 시동생이 전날 미리 와서 청소를 해두었다는군요.
시어머니 말씀은...며느리가 아니라 아들이 와서 청소해 놓고 갔다고...
이젠 어머님도 마음을 많이 비우신듯 하지만 저는 들으면서 조금 예민해져서는 고맙다는 표현보다 당연하다는 내색을 더 많이 했지요.
어쩌면...항상 불만이었던 것에 대한 반항심이었는지...
며느리가 뭘 안해준다는 불만에 대한 거센 반발심으로...
덕분에 시집에서 여유있게 일을 시작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어머님이 효자 아들을 두셔서 제가 대신 편해졌다고요...
가까이 막내 시동생 하나 있어서 시어른 두 분 사시는 것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고 있지만 때로 시어른께 달리 잘해드리고 싶어도 가까이 있는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될까봐 부러 우리가 편하게 사는 면도 없지않아 있어서 이리 저리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가족에 대한 애정 표시보다 부모에 대한 사랑을 더 많이 표현하고 행하는 남편이라 불만이 많은 동서에게 특히나 미안하고 눈치가 뵈는게 사실이고 그 때문에 동서의 시집에 대한 불만에 있어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동서편이 되어주지만 한편 동서가 시동생의 진가를 알지 못하고 합심하지 못해서 그들의 삶이 고단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동서가 화가 날까봐...시동생의 행동에 대해 충분히 고마운 내색도 못하고 왔습니다만,효자 시동생 덕분에 이번엔 얼마나 일이 줄었는지...
효자 남편은 심성이 착해서 길들이기에 따라 아내의 삶이 달라지는데...
동서는 아직 남편을 요리할 줄을 몰라 그 덕을 형수인 제가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