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터 집 주변의 화초들이 수난을 당하기 시작했다.
애플민트가 초토화 되더니만...다음엔 봉숭아가 줄기만 앙상하게 남아 꽃은 커녕 잎파리 구경도 못해보았던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던가...
암튼 몇날 며칠을 들여다 봤지만 범인을 못찾고 있다가 우연히 어제밤 남편과 울타리 근처에서 이야기를 하던중 이상한 실루엣이 걸쳐진 봉숭아 나무를 보면서 범인을 찾게 되었다.
"덤보야~~~~~~~~~~~~~~~~~~이거 뭐니...??????????"
"이상한 벌레 같아~~~~~~~~~~~~~~~~
"
벌레 소리 아님 튀어 나올 생각을 안하는 넘이라 벌레란 말을 했지만...으~~~~~징그러워~~!
튀어 나와 보자마자 바로 그넘을 척!!!!!잡더니만 다시 집으로 튀어들어가면서 하는 말이
삼봤단다...
박각시나방류 유충으로 세줄박각시나방의 유충 같다나...
다른 봉숭아 나무의 잎과 줄기를 먹이로 꺾어서 채집통에 넣고 자고 났더니만 그새 다 먹어치우고 무서운 식성을 증명해 보였다.
아침에 식구들이 다 나가고 이태리 물봉숭아 꽃에 물을 주다가 또 놀란 것은 그런 류의 유충을 다른 색깔의 것으로 또 한 마리 발견하고는 겁나는 맘 반 아는 만큼 기쁜 맘 반 아들넘 오기만을 하루 종일 기다렸다.
학교에서 화가 나서 돌아 온 녀석을 맛있는 간식과 새로 발견한 유충 한마리로 인해 깨끗이 날려 버리고 지금가지 징그러운 대화를 이어가며 작은 넘의 요구에 블로그 새글을 쓰고 있다.
어제 잡은 유충은 짙은 갈색 얼룩무늬를 했고 오늘 것은 녹색 얼룩 무늬인데...
보호색이라고 하기엔 너무 환경이 똑같은 곳에서 사는 것 같고...
혹시 유충의 나이랑 상관이 있는가 생각해 봐야겠다며...
블로그에 자랑 좀 해달란다.
어른 검지 손가락만한 벌레를 덥석 덥석 잡아서 쭈물떡 거리는 넘의 엄마로 살아가기가 무섭다.
한편 내겐 벌레의 천적같은 아들 넘이 고맙기도 하다.
나 어릴 때 팔뚝에 파리가 앉아서 기절했었다는데...
나한테서 저런 넘이 어찌 나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