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춘양으로 대천엘 가게 된 것은 친구의 전화로 부터 지작이 되었다. 토요일 밤 늦은 시각에 아침 일찍 대천엘 같이 가자는 전화에 한편 동하기도 했지만 비가 올 예정이라는 일기예보와 맞물린 내 저기압 때문에 꼼짝 하기가 싫었었다.
게다가 나의 저기압이 시작되면... 애들 둘이 싸우는 소리도 듣기 싫고 남편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 큰 상처를 받곤 해서 식구들로 부터 오히려 도망치고 싶은 맘인데... 식구들과 함께 오라나...
그래서 그날 밤엔 친구의 제안을 거절하고 혼자 가면 모를까..하는 뉘앙스를 풍겨놨었다.
일요일 아침...하루 일과를 정리하면서 아침을 먹는 중에 친구가 대천에 도착을 했는데 뜨겁지도 않고 사람이 많지도 않으며 음식도 충분하니 혼자라도 와서 바람 한 번 쐬라는 유혹에 그만... 그렇게 작은 넘하고 대천엘 갔다.
얼마나 밟았는지... 친구가 나의 출현에 놀랄만큼 달려가서 입은 그대로 물에 풍덩~~~~ 내 평생 그렇게 물속에 들어가긴 처음이었다. 물에 빠진 생쥐처럼...
그 차림으로 하는 일 없이 백사장을 즐기고 사람들을 구경하고 친구랑 수다하면서 친구가 마련해 온 백반식 점심을 먹고 내 배가 부르니 데려온 아들넘 생각이 나는데,컸다고 겁없이 나를 떨어져 혼자 바다생물 채집에 나선 것도 기특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식음을 전폐하고 채집하는 넘 데려다 뭐든 먹여야 겠기에 찾아나섰는데 바닥에 쪼그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보니 어딜 가도 딴짓은 않겠다 싶은게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억지춘양으로 나온 바다였지만 아들도 나도 각자 즐기면서 하루를 보내서 이 여름도 끝인가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묻어난다.
떵거미가 지고 휘황찬란한 불빛이 시작되니 다른 느낌으로 술렁거리는게 낮의 바다와는 다른 느낌으로 지저분함도 가려지고 환상을 일으키지만 저녘을 먹고 우리 일행은 대천을 떠나 칠갑산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높은 산중에 있는 휴게소라 불빛을 찾아 온 곤충들이 많아 거기서 횡재를 만난 덤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집에 돌아 올 때 까지 잠들지 않고 조잘 거렸다.
톱사슴벌레 수컷 2마리,수중다리송장벌레 1마리,귀뚜라미 암 수 다수,좀사마귀 암컷 3마리,자나방,산누에나방,날배짱이 수컷 2마리,버섯벌레를 잡아왔고 바다에서는 게,집게,고둥,겟강구,따개비를 채집해 왔다.
우리 집엔 수많은 곤충들이 살기도 하지만 그만큼 죽어나가는데 포식자에 의한 생태계 파괴적 측면에서 가끔 아이와 이야기를 해보면 절대로 하챦은 곤충의 생명일지라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을 안다.
흥분한 아이와 집에 도착하니 아빠와 나름으로 하루를 보낸 딸래미는 옷 한 벌을 쫘~악 빼입고 신나있었다. 남편도 나의 잔소리나 눈치에 치이지 않고 딸래미와 하루를 잘 보낸 것 같고 억지춘양은 만족스런 하루로 마무리가 됐다.
지금 난 너무나 피곤하고 덤보는 어제의 채집통을 들여다 보며 연신 희죽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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