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입맛을 잃어 버린지 오래라 습관처럼 밥을 하고 뭔가를 먹는다.
어젠 괜히 빨래를 삶아서 더위에 더 치쳤는지...
저녁무렵의 친구 전화에 한거름에 달려가 냉커피 한잔 마시고 온다는게 늦은 밤까지 외출이 되어 버렸다.
차로 10여 분 거리지만 생활권이 달라져서 예전 처럼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그동안도 바쁜 틈 속에 잠깐 짬내던 만남이라 갈증이 있었는지...
아줌마들 셋은 저녁을 제끼고 야외를 찾아 밤마실을 나갔다.
내가 살던 아파트에서(내 친구들이 사는 아파트) 차로 5분 안에 도토리 묵집이 있다.
그런 집들이 야트막한 산속에 옹기종기 모여 식사시간이면 작은 산속이 시끌시끌해진다.
우린 산위로 끌고간 배위에 자리잡은 밥상을 차지하고 앉아 보리밥과 도토리 채묵을 안주로 동동주도 시켰다.
시원한 바람이 동동주를 마시라고 유혹하는 거 같아서...
이럴 땐 술을 못마시는 친구가 있어서 운전 걱정 안해도 되고 환상의 콤비가 되어 마음이 척척 맞는다.
우린 남이 차려주는 밥상에 감격해서 이것저것 맛을 보고 품평하면서 값 대비 써비스에 대단한 만족을 하곤한다.
보리밥 한그릇,채묵 한그릇이 각각 4000원이고 온갖 나물과 반찬들을 바라보면 황송해서 다 먹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음식을 남기면 성의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반찬 그릇들을 싹싹 비워주고 포식을 하곤 한다.
배부르지..알딸딸하지...
부러울게 없다.
더위 사냥엔 밤마실이 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