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는 요즘 아이같지 않게 학원을 다니지 않고 그렇다고 따로 내가 공부를 봐주거나 간섭을 하는 것도 아닌데 영어 하나만은 항상 최고 점수를 맞아온다.
그렇다고 특별히 다른 과목에 비해 스스로 치중하여 그런 실적을 올리는게 아니라 독서습관이 그런 실력을 유지해 주는 것 같은데...
큰 아이와 당장 비교를 해보면 탄탄한 문법이 쌓인 결과도 아니고 해서 아이의 실력을 믿을 수가 없다는데 나의 불안은 도사리고 있다.
이넘은 생물학에 관련된 단어는 모조리 외워 버리는 습성이 있다.
그것이 원어로 된 사전이라도 상관하지 않고 스폰지 같은 흡인력을 가지고 있는데 통째로 외워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비상한 재주가 있는데 그것이 이넘의 영어 실력을 혼자 커나가게 하는 원동력 같다.
난 깊이도 모르겠고 알고 있는 영역이 얼마나 큰지도 모른다.
알려고 다가서면...
그 넘을 하루종일 상대해 주며 대화의 꼬리를 이어가야 해서...
암튼 방학은 이녀석을 그냥 두자니 하루종일 평범한 중학생 수준의 학습과는 먼 일로 하루를 보낼 것이 분명하고 노느니 염불한다고 학원 좀 다녀볼래?했더니 지 누나에게 배우고 싶다한다.
그리하여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가르치고 내게서 새끼 선생님 대접을 받아가는데 시간당 3500원이다.
누나가 내주는 숙제를 잘하고 성실한 학생으로 모습을 뵈주면 그 안에 작은 넘에게 가는 당근도 들어있는 비용으로 아깝지 않은 지출을 이 여름방학엔 하고 있다.
사실은 내 저의가 깔려있는 거래이다.
큰 아이도 어짜피 학원을 안다니고 영어 공부는 시켜야겠고 작은 넘도 탄탄한 문법실력이 필요한 것 같아서 반복학습적인 측면에서 제안을 했는데 두 넘이 흔쾌히 받아들여 공부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난 그넘들 공부하고 나면 3500원을 주고 간식이나 챙겨주면서...
여름 방학이 끝나가면...
공부한 실력은 안남았다 해도 뭔가 열심히 했던 기억과 습관은 남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