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동물가족 우리집 이야기 2004/05/28 18:23   http://blog.azoomma.com/shahn8079/132954

이렇게 비오는 날에는 가끔 나와 찐빵을 찌는 어떤 모자가 생각이 난다.

아니 따끈한 찐빵이 생각이 난다.

두 모자는 어쩜 그리도 똑같이 생겼는지 따로 떯어져 놔도 혈연관계라는 것이 분명하리만큼 똑같이 닮았다.
갓 20대의 청년과 50은 됬음직한 두 사람은 가끔 아파트 앞에 나와서 찐빵과 팥죽을 쑤어서 판다.

한참 추울 때 이사와서 인사할 사람이 아쉽던 시절...난 바로 단골이 되었고 며칠 보이지않거나 뜸하면 이내 걱정이 되곤 했다.
입이 궁금했었는지도...

며칠 전 그러니까 초파일 저녁이었다.
쌀이 부족할 것 같아서 남편과 농협에 가다가 생각지도 않게 늦은 시간까지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근심스런 눈으로 빵을 지키는 모자를 보았는데...
내 외출의 목적은 오로지 쌀이었으므로,또 잔득 군것질 거리가 있었으므로 해서 찐빵을 지나쳐 큰 소리로 인사만 나누고 바쁜 발걸음을 옮겼었다.

내 뇌리에...
똑같은 짧은 스포츠 머리의 모자가 눈에 들어왔고,근심이 묻어나는 것을 감지했지만 왠지 깊숙히 아는 척 하기엔 사적인 질문인 것 같아서 헤어스타일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지금 난 마음이 아프고 계속 신경이 쓰인다.

나의 쌀쌀함이 싫다.
나의 너무나 이성적인 대인관계가 밉다.
좀 수더분하게,주책스럽게,속물스럽게 남의 사생활을 거들면 뭐 어때서...

비가 오니 오늘은 좀 팔렸을까 아닐까 갑자기 걱정스럽네...

어딘가 아파보였고 힘겹게 장사를 하는 것 같았는데...

나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