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방에 글을 쓰면서 내 모습을 다시 들여다 보게 됬다.
거의 40년이 다되어가는 시절의 이야기인데..너무나 선명히...그 때 입었던 옷가지부터..방안의 모습과 그날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젖먹이 바로 밑 동생을 안고 피곤한 엄마가 잠들자 난 어마의 머리 맡에 있는 지갑에서 50환자리 동전을 꺼내서 살금살금 단칸방을 빠져나가 동네 골목 어귀에 놀고 있는 친구들을 데리고 불량식품이라고 못먹게 하는 것들을 사먹으러 점방을 갔다.
유리상자 뚜껑을 열고 흰 갱엿을 꺼내 계산을 했는데도 3원이 남았던 것 같다.
짤랑거리는 돈을 주머니에 넣고 긴 엿을 잘라서 친구들과 나눠 먹는데...먼지가 꼬질꼬질 묻어 다 먹지도 못하고 손에 늘어붙도록 쥐고 있다가 시궁창에 던져 버렸던 것 같다.
이미 양심의 가책에...단맛보다는 완전범죄를 해야만 하는 강박감에 돈쓰는 일이 즐거운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남은 3원을 해치우기 위해 풀빵을 샀다...또 풀빵집에 침을 꼴깍 거리며 지켜보는 내 또래 거지군상들에게 풀빵을 다 나눠주고...난 한개나 먹었던가?
그러구 집에 돌아와 엄마의 눈치만 보면서 시치미를 뚝 땠다.
그 때 엄만 다 알고 있었지만..내게 야단 한 번 안쳤다.
돈이 실수로 잃어버렸나보다고 엄만 자책하면서 걱정하고 그 돈이면 우리 딸래미가 좋아하는 뭐가 얼만큼인데...우리 딸래민 절대로 훔치거나 하지 않을꺼란 암시를 했었고...그러면서 내가 잘 못을 깨닫도록 계속 자극을 줫던 것 같다.
그러나 내가 훔쳤다고 고백을 하면 더 실망을 할까봐 지독하게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엄마 그래서 내가 얼마나 힘들었다구...
믿는 엄마에게 착한 딸래미가 되려구 발버둥치느라...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 항상 엄마의 마음을 훔쳐보면서 노력하구...그래서 얼마나 피곤하게 살았다구...
가만히 내 눈을 들여다 보는 엄마가 제일 무서웠었어.
그게 제일 내게 힘이되었어.
엄마 고마워요.
이쁘게 키워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