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온통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들로 가득차 있다. 청소시간도 빼놓을 수 없는 놀이시간이었고 무대는 누구도 피해가고픈 곳 변소였었다.
노랠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는데...화장실에만 가면 그녀의 발성연습 소리가 유난했었고 난 그게 재밌어서 그녀와 친해지면서 같이 변소청소를 도맡기로 작당을 했었다. 우리가 맡았던 화장실은 당시 오래된 건물에 우리 학년의 두 반만 사용하는 외따로 떯어진 곳이라 무슨 일이 일어나도 모를 그런 곳...
옥이랑 난 일찌기 청소를 마치고 화장실 유리창 턱에 올라앉아 같이 화음을 맞추고 있었는데 옆반 아이들이 종례가 늦게 끝난 탓인지 아님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놀다가 늦으막하게 오는지...그날도 청소가 아미 끝나서 정리를 끝내버린 우리 화장실 쪽으로 물을 버리는거라....
옥이랑 난 자원 부대였고...지금도 그렇지만 변소청소에 대한 편견이 있는지라...그녀들을 말썽쟁이로 치부하면서 그녀들의 게으름과 몰염치에 대해 마구 몰아부쳤던 것 같다. 이쁜 목소리로 노랠 하다가 멱을 땄다...싸우느라...
우리의 쌈박질은 멀리서 "야~~~~ 셈오셔!!!!!!"하는 소리에 후다닥 끝을 맺고 변소청소 검사를 끝으로 그녀들과는 잊은 일이 되어버리는 줄 알았다. 아니 적어도 복도에서 그녀들을 부딛힐 때 마다 나랑은 다른 사명감을 가진 애들 취급을 했으니...^^
그렇게 화장실 사건으로 그녀들을 경계하고 미운 털을 박아놓고는 2학년이 되어 바로 옆 짝으로 만나게 되었는데,그녀 이름이 자야이고 옥이랑은 문과 이과반으로 나뉘어 우린 헤어져야 했다. 옥인...문과반에 가서도 변소청소를 자청했고 나도 이과반에서 변소청소를 도맡았으며 우지된 영문인지...변소간서 쌈박질을 했던 자야가 지도 손을 번쩍 들더니만 변소청소를 하겠단다.
우리 그렇게 다시만나...화장실서 지난 감정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만 했다. 자야는 새까맣게 잊고 있는 일을 난 알뜰히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미운털을 박아대고 있었던 것...
자야랑은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에 감정을 앞세워던 지난 일로 인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고 지금까지 변소청소 이야기로 날밤을 새우기도 하고 둘이 하던 변소청소를 작당하여 힘들다고 하소연해서 친구들을 끌어들이는 지경까지 갔었다.
킥킥... 변소청소가 여름엔 시원해서 좋구...그렇게 여름까지 청소를 하면 방학이 지나고 셈께서 수고했다고 원하는 곳을 청소해 보라고 하셔서 우린 교문 밖 청소를 자원했었다.
모두들 명찰 달고 교문밖을 나서긴 게다가 앞치마에 두건을 쓰고 빗자루 까지 들고 뭇 남성들(이웃해서 배재고 남학생들이 지나가는 길목이라....) 앞에 나서기를 싫어하다 못해 쪽팔려 할 때라...한참 울창했다가 가을로 가는 이뻐지는 길목이 우리의 무대였었고 그 길은 덕수궁길의 연장선이어서 종종 엎치마에 두건을 한 우리는 덕수궁 후문을 지키는 곳 까지 청소를 해드린다면 들어가 놀다 오곤했었다.
더러는 반대로 광화문 육교를 지나 재수골목까지 진출해 군것질을 하고 돌아오면 종례는 이미 끝나버리고 우리는 너무나 청소를 열심히 하는 학생으로 변장이 되곤 했었는데...
그래두 이맘 때 쯤이면 화장실 청소가 할만해진다...발이 물에 젖어도 발이 안시렵고... 냄새는 참아도 발시려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