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큰 아이와 작은 넘은 자기 스케줄에 바쁜 하루를 보내는중이었고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각자의 위치로 보내놓고 모처럼 한가한 점심을 먹었다며 늦은 점심 이후의 할 일을 찾는 중이었다.
난 자전거를 탈까...꽃집을 순례할까...고민하는 사이 남편은 불쑥 시집에 다녀오겠다며 마치 준비하고 있던 스케줄인양 이런 날은 궁금해 하실테니 갔다 온단다.
그럼 진작에 간다고 하지...
아침에 갔다가 오던지...
그래서 출발한 시간이 2시가 넘은 시간이었고 난 작은 넘을 과학관 앞으로 데리러 가야 할 시간이었다.
급히 작은 넘을 태워다 주고 오면서 봐뒀던 장바구니에서 배추김치를 꺼내고 사다두었던 오렌지를 담고 저녘으로는 할 일이 없는 작은 넘까지 챙겨보내려고 아들넘 의사를 물어보니 파곤해서 집에 있고싶다는 의사를 인정해 주어 남편 혼자 시집으로 향하고 난 아들넘을 태우러 집을 나섰다.
아들넘을 태우러 벗꽃이 만개한 과학관 길을 따라가노라니 스멀스멀 부화가 치밀어오르는게 이넘 이리 키워서 남편같은 효자 나올까 심히 의심이 가더라는 것이다.
사실 오늘 작은 넘은 나를 동행하지 않고 혼자 과학관을 들어가는 일을 드디어 이제야 해낸 것이다.
기대하고 고대하던 아이의 독립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시간과 기회를 부모로 부터 떯어져 나가 자기 세계를 구축할 동안 우리 부부도 나름으로 즐거운 시간을 이제야 비로소 갖을 수 있겠구나...잠시 행복해 했었다.
같이 하는 즐거움이랄까...
여지없이 남편의 태도는 기대를 무너뜨리고 나를 혼란 속에 빠뜨린다.
의심스럽기까지 한다.
괜히 심술나기도 한다.
혼자 효자인 척 하는 짓에...
크게 심호흡하고 남편을 이쁘게 보기로 맘 먹고 고맙게 맘 먹자 싶어 챙겨보내면서 선심을 써서 내 차를 내주면서 편히 다녀오란 말까지 하니 양심에 찔리는가 자기 차로 가면 좁은 길도 잘 간다나...참나...
피곤하게 운전하지 말라고 배려해 주는 것을...미안해서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리 사양을 한다.
이 바보야..그리 미안한 짓을 왜 해?
왜 말 않고 몰래 갔었냐?
내 맘이 또 자꾸만 비틀어질라 한다.
남편 혼자 효자 짓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