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빗물 떯어지는 소리에 힘들게 들었던 선잠이 깨어 걱정을 하나 찾아냈었답니다.
어른들 일찍 깨어 오만떼만 걱정 하듯이 내게 있는 걱정 하난 지난 밤 깜빡 잊고 들여 놓지 못한 꽃바구니 걱정에 이어 비가 오니 쓰레기는 치워갈까..하는 아주 사소한 것으로 잠시 심란했었답니다.
그러는 사이 잠깐 다시 선잠이 들어 일어나니 날은 맑게 개이고 밤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 싶게 하늘은 맑고 깨끗했지요.
꽃잎에 묻은 빗물이 없었다면...
마당이 촉촉하지 않았다면...
월요일 아침은 분리수거까지 하는 날이라 일요일은 대청소를 한번씩 합니다.
일부러 박스를 만들려구 장까지 보구요.
그러느라 어젠 늘상 고양이 밥이라고 놔주었던 음식물 찌꺼기 까지 깨끗이 치우고 청소를 했답니다.
그래서 쓰레기 봉지를 한자루 묶으면서 혹시나 고양이가 밥이 없어 쓰레기를 뒤지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서 잠이 들어,일어나 제일 먼저 찾아본 것은 사실은 쓰레기 봉지였답니다.
비슷한 시각에 남편은 나와 같은 자세로 뭔가를 관찰하고 있더라구요.
보는 각도가 달랐던 거에요.
남편은 어제 텅 빈 새장을 깨끗이 치우고 그걸 데크 위 화분대 위에 얹어놨던 것인데 거기에 고양이가 다가와 앉아 있는 겁니다.
마치 새장 속에 새를 가지고 장난 하듯이...
어쩌면 새를 잡으려는 욕심으로...
먹잇감을 사냥 할 생각으로...
남편이 그걸 보라고 말하기 까지 몰랐던 광경을 슴죽이고 커튼 넘어로 한참을 관찰했답니다.
문득 배가 고파 저 앞에 앉아있나 하는 생각에 어젯밤 아이들이 남긴 고기조각을 가지고 살짝 고양이 걸음으로 나가봤더니만 친구가 뒤에서 망을 봐주더라구요.
기척에 놀라 이내 도망쳐 버렸지만 다니는 길에 고기를 놓아주고 찾아 먹길 기다리는 중입니다.
야행성이니 아직 활동하려면 시간이 많이 흘러야겠지요.
저도 고양이처럼 창가에 붙어 앉아 고양이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