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즈
동물가족 우리집 이야기 2004/03/04 13:40   http://blog.azoomma.com/shahn8079/118970
요즘은 철없이 딸기가 한창이지만 그래도 연애를 할 즈음인 80년대엔 철이른 딸기라고 하면서 하우스 딸기란 것이 나왔고 그것을 시작으로 하우스 근처엔 딸기를 먹기 위해서인지 그것을 빙자한 모임인지 청춘 남녀들 사이에 한창 즐거운 꺼리였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유행지나 남들은 시들해질 무렵이나 되야 정보를 입수하고 실천하는 느려터진 너무나 진중한 남편의 성격 탓에 그 때도 늦은 딸기밭 행이 되었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딸기밭에 딸기를 사주겠다며 데리고 갔지만...
딸기밭 아줌마는 그래도 손님이라고 딴 집 딸기를 가져다가 한 소쿠리 씼어주었다.
난 처녀적에도 그랬지만 결혼하고도 한참은 깔끔병이 지나쳐서 사실 딸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었다.
잘 씼었을까 염려되고 걱정되어...몇 개 집어 먹는 척만...

남편이 우물쭈물 딸기 바구니만 보는가 싶더니 그러대...
"나랑 결혼하면 조교 얼급으로 살아야 하는데,당분간 자리 잡기도 힘들고..."그러면서 얼마간의 돈의 액수를 말하면서 결혼하고 싶다고...
난 그래서 아마 그 때 노동자의 최저 임금을 들먹이면서 그 돈으로 몇 식구를 먹여 살리는 사람도 있다...면서남편을 무안한지 않게 해주려 애쓴게 결혼할꺼란 대답이 된 것 같다.

아마도 노동자 최저임금 그 정도 였던 액수를 말했던 것 같다.
사실 난 당시 내 월급만으로도 한 가족을 먹여 살릴 만큼의 돈벌이를 하는 중이었으므로 남편의 가난이 실감되지 않았고 낭만적인 고생 쯤으로 생각을 했던 경향이 있다.

지금 그 심란한 터널을 지나 찬란한 삶을( 그리 말하고 싶다..ㅎㅎ꼭) 살고 있으니 하는 말이지만 남편이 불쌍해서 위로하느라...그러면서 가난이 멋스러었던 철없던 시절이라 그걸 프로포즈라 받아들였지 지금이라면 프로포즈라고 했을까...

딸기밭이 있고...
젊었고...
처음 받은 프로포즈였고...
그래서 낭만적이라구 우기며...산다.
가난이 뒤에 배경으로 있어서 낭만적이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