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이마를 보면 그날의 기분을 알 수 이다.
어느날은 편안한 느낌이 보이지만 어제같은 날은 두 줄 주름이 세로로 난게 뭔가 하루 종일 신경을 훝고 지나간 까닭이 분명 있는 날이다.
밥 먹구 사는 일이란게 머리 안 아플수 없고 그 정도 어려움이야 누구나가 겪어내는 일인지라 따로 위로하거나 아는 척 해서 힘든 일을 들추고 싶지 않은게 내 속 마음이다.
그냥...밥 먹다가 이야기가 나오면 아는 만큼 들어주구 편들어 주는 일로 힘겨움을 덜어준다지만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되지는 모르는 일이라서 나 역시 괜히 눈치 보고 애쓰고 그런 에너지를 아끼고 싶은 마음에서다...
어젠 밥 먹으면서도 정적이 흐를만큼 뭔가 어색한 기운이 들었다.
아니 다소 예민해진 남편의 목소리가 예사스럽지가 않았다.
아이들에게 엄격해지고 단호해지고...난 그게 싫다.
어른들 기운에 따라 기분에 따라 아이들을 이리저리 휘두르듯이 감정을 드러내 놓는 일...
저녘상을 치우고 맥주 한 잔을 나눠 마시며 꺼내는 이야기가 남편 이마의 두 줄 주름살의 까닭이었다.
시아버지가 또 변비로 이집 저집 자식들에게 들어주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시는가 보다.
아들 자식에게 변비로 고통스러우니 자연사 시켜달라고 까지 하시는 양반...
그거 들어드리기 참으로 힘들지...
심각하게 말씀 하시는 아버님이나 그걸 심각히 받아들이는 효자 아들이나...
일주 전 타 도시로 까지 입원을 하셨을 때, 퇴원을 돕기 위해 왔던 막내 시동생이 이유없이 퇴원 수속하다 졸도를 할 만큼 피곤한 상태였음에도 피곤하단 자신의 상태를 말하지 못할만큼 효도의 행위에 목매는 아들들이다보니 자기 몸 고단함은 어딘가 고장이 단단히 나서 움직이지 못해야 어른에게 표현이 되고보니 부모와 자식 중 누군가 한쪽이 쓰러져야 끝날 일이 아닌가 싶다.
이젠 화도 안나지만...
가는 세월 막지 못하고 그럼에 따라 노쇠하는 빈 몸에 집착하는 것인지 고문같은 통증에 무너지는 것인지 자존심 없는 어른의 응석같아서 차라리 냉정해지는 걸 느낀다.
마치 냉혈한처럼...
모든 자식들이 그리 변해가는 것을...아실까...
서로 괜한 힘 쓰지말고 힘들지 않게 애정을 표시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냥 잔잔히 흐르도록 놔두어도 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