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기 살기로 시집에 가야 했었던 시절이랑 지금이랑 뭐가 다른지...
동서는 지난 아버님 생신 때도 춥다고 애들 감기 걸린다고 오지말라 하시는 시엄니의 전화소리에 결국은 전화 한 통 없이 얼굴 구경 하지 못했고 이번 설에도 어머님 전화에 얼굴 구경을 못했다.
하기야 내가 감기에 걸려 온다 해도 오지말라 나 역시 그랬겠지만 어김없이 가까이 사는 동서네 보다도 형님네 보다도 누구보다도 먼저 달려간 우린 아버님 입원하셨다는 병원에 들려서 어머님 모시고 시집에 가서 밀린 집안일 부터 정신없이 해대고 있을 즈음 형님 댁은 오셨다.
아버님의 병명은 아마도 기관지염.
그걸로 설 전전날 밤 12시에 응급실로 해서 입원을 하셨다고 우리가 출발 하기 전날 시동생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간밤에 고열을 견디지 못해 응급실에 가셨다고...
난 그 전화를 남편으로 부터 받고 화가 났다.
왜냐..난 나쁜 며느리라서?
그렇다...
난 의료지식이 너무나 많아서...
그 밤중에 열이 나서 병원에 가면 당직 의사도 보지 못하고 알콜 마사지나 받고 고생이나 진탕 하니까...
내가 병원의 생리를 알아서 명절의 종합병원의 모습이 어떤지...아는데 시어버진 입원을 원하신다.
이참에 변비랑 다리가 아파서 잘 걷지 못하시는거랑 엉덩이가 아픈 거랑 또 검사를 하시겠다고 입원을 고집하신다.
거의 변비로 입퇴원을 금전적인 부담이 가능한 만큼 당신 스스로 결정하셨던 부분이니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하긴 퇴원을 하시고 열났던 것을 핑계로 죽해놔라 멕여라..그 잔소리 보다 입원하셔서 듣는 응석이 훨씬 편하지...그런 생각에 나도 모른 척 인심잃을 필요가 없지.
응석쟁이 시아버님을 남편에게 맡겨두고 시어머님 모시고 시집에 도착하니 썪은 내가 진동을 하고 앉을 틈을 주지 않고 일꺼리가 눈에 뛴다.
애기같은 시어머님은 바로 안방에 누워 버리시고 냄새나고 도무지 언제 손길이 갔을지 모를 주방에 급한 일부터 찾아내어 밥을 한끼 먹기 위해 난 맴 맴 돌기만 한다.
도대체 밥을 해먹은지가 언제인지,청소를 언제했는지...
지금에서 생각을 해보면 어머니는 살림에 도통 시경을 안쓰는 주부가 된지 오래이고 아버님이 어머님을 야단치며 생활을 해오시다가 어머님이 말을 안듣고 아버님도 그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고질병으로 도피를 하신 것이 아닌가 싶다.
파출부 아주머니가 언제 오셨느냐고 어머니께 여쭤보니 그 아줌마가 바빠서 요새 오기가 어렵다고...하는 것을 보니 아버님이 일상을 꾸리기가 힘에 부쳐서...
빨레가 한 봉지 있었고 집안 은 먼지가 소복했고 냄비란 냄비는 시어머니가 다 태워 먹으셨고 그걸 시아버지가 감당하기 싫었던 것.
그래서 명절을 앞두고 입원을 하셨던 것 같은...냄새가 짙다.
기관지염으로 입원해서 온갖 검사를 하시고 퇴원하시겠다고 명정을 병원에서 계시겠다고 하는 시아버지를 차라리 속이 빤히 보이니 고맙다 해야 하는지...
연로한 어른들 두분이 사시니 오죽하겠냐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한편 너무나 야속한 마음이 든는 것은 그 동안 아버님의 인심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당신은 힘든 일을 전혀 하시려 않고 피하시기만 하면서 그것을 자식들 효도에 갖다 붙이거나 가부장적인 편견으로 살아가시니 정작 문제를 해결하는 자식입장은 힘들어 미칠 것 같다.
내 불만은 그 밤 중에 열이 나면 직장을 가야 할 자식을 불러내 그 밤 중에 입원을 하셨어야 하고 자식을 밤새우게 했어야 하는 이기심을 부모가 의식하지 못하는가...하는 부분이다.
내 남편이 아니었지만,시동생이 불려가 밤새우고 다음날은 직장 다니는 시누가 밤새우고 그럴만큼 기관지염이 위중한 병이냐 말이다.
그걸 감당 못해서 남편에게 전화하고 남편은 내게 걱정스레 전화해서...
어쩌나...
우리가 병실에 갔을 때는 아주버님이 아버님을 입원 소식을 접하지 못했음을 아버님이 노여워 하셨으니...
아버님은 병원 생활을 로맨틱한 입원 의식처럼 여기시나 보다.
중병에 걸려 생명을 다툼하는 분들을 질투하시며 마치 응석을 부리고 싶은 그런 마음...
좋게 생각해서..
백번 양보해서...
내가 못된 며느리다.
나쁜 년이다.
그래서 시아버질 이리 모함이다.
꾀병이나 부린다고.............
으 지겨워~~~~~~~~~~~~~~~~~~~~~~~~~~~~~~~~~~~~~~~~~~~~~~~~~~~~~~~~
내 코는 며칠 째 코를 하도 풀어대서 피투성이인데...
나 죽을 병인가봐.....................................
내가 더 불쌍치..............
젊은 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