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돌 되기 전 설이었나부다.
그러니까 15년 전 내가 새댁시절 시집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겁나고 괜히 두려웠던 시절이야기...
큰 아이는 유난히 멀미를 해대서 전철을 타거나 하면 한 정거장을 가기가 무섭게 울어재껴서 약속시간을 못맞추곤 했었다.
지금 같은면..그리 애가 괴로워 하면 집으로 돌아갔으련만...
시집엘 죽기 살기로 가야 하는 줄 알았으니 고생을 사서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남편까지 유학길에 오르고 나선 혼자 몸으로 아이를 데리고 똑같이 죽기 살기로 시집엘 갔으니...
가기 전부터 골치가 아프고 두렵고 힘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고생하며 토 냄세로 쉰내 풀풀 거려도 며느리와 손주가 얼마나 고생하며 다니는가 보다는 멀리 혼자 있을 아들 밥 못먹을까봐 걱정하는 엄니를 앞에 두고 싫은 내색 힘든 내색 한 번 못하고 그걸 당연한 줄 알았으니..
두고두고 그것이 얼마나 서운해던지...
가끔 남편과 술 한 잔 하고 지난 일을 이야기 하노라면 그때의 서운함이 불쑥 불쑥 더오르면서 아직도 시엄니를 좋아하고 싶지 않은 맘이 스멀거린다.
내 미련함이 자초한 일이지만 꾀부리지 않고 성실을 다했던 시절이라 더욱 서운한 한마디로 남아 가끔 나를 괴롭히곤 한다.
힘들어도 최선을 다하면 수고하고 애쓴 것을 인정받을 줄 알았는데...
혼자 애키우며 직장다니면서 시집을 오갔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내가 자랑스러웠던 것보다 시어머니로 부터 받았던 서운함이 더 많이 기억나는 것은 나 혼자 집착하는 병인지 싶다.
난 그 때 참 서운했다.
당시 삼동서 맞벌이로 힘들게 사는 줄 아시면서 유독 시엄닌 나에게 힘들게 하셨다는 생각이 지금도 든다.
만만한 아들의 아내였고 혹시 학생인 남편을 내가 무시할까봐 그랬었는지 한마디를 하셔도 독하고 모질게 하셔서 남편없는 난 혼자 눈물 삼키며 뜨거운 밥을 먹곤 했다.
가끔 그 시절 떠올리면서 시엄니를 이해해 보려 하지만 망각이란 것을 거치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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