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에 날밤 세우리라던 계획의 여파로 새해 아침 우리 식구 모두 늦잠을 자버렸다.
아마 평소같으면 아버님 생신이 신정 언저리라 항상 시집에서 아침을 맞느라 늦잠은 생각도 못하는 일이었겠지만 내 집에서 새해를 늦잠으로 맞이하는 기분도 나쁘진는 않다.
애들 생각에도 명절 언저리에 식구들에게 가는 길에 시달리지 않고 넉넉히 여유있게 집에서 할 일을 하는 것이 좋았는지...
결혼을 하자마자 부터 마음을 온통 시집에 저당잡히듯이 잘 해야한다는 무의식의 주문이 항상 갈등하게 만들었던 터라 이번 내 집에서의 신정은 정신적 자유이자 사치라고 까지 느끼게 한다.
더욱더 사치와 자유를 완벽하게 해주는 일은...
남편과 나란히 침대 속에서 눈을 뜨고 나눈 첫 마디 말...
남편이 그런다 "여보 올해 좋은 일 많이 생겨~~~"그래서 나도 "당신도 좋은 일 많이 생기구 거기다가 건강까지 누리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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