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시작이야
원성스님 2004/03/02 16:39   http://blog.azoomma.com/seoulkyung/118753

가을이 쓸쓸한 이유는

혼자라는 사실과 변화해 가는 자연 속에서

한살 한살 더 먹어 가는 것을 깊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절 마당에 서 있는 대추나무랑 감나무 그리고 배나무들이

한 해 동안 비, 바람, 햇살들과 함께 노랗고 빨간 열매를 만들었습니다.

 

대추나무는 올해도 많은 열매를 맺었고

감나무에는 감이 겨우 두개 매달렸지만 왠지 더 소중합니다.

 

한 해가 다 지나고 십이월 말쯤이 되어서야 혼잣말로 해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해 동안 나는 뭘 했지? 내년에는 계획을 세워서 잘살아 보자!"

언제나 아쉬움으로 그렇게 한 해를 마감하고 새 계획을 세우는 연말이면

하루하루가 지나는 것이 실감나지요.

삼사십 대에 접어든 분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지요.
"너도 한번 늙어봐." "집이 제일 편해." "그럭저럭 살지 뭐."

새로운 시작은 두렵고 고단함과 무기력함이 반복되는 일상이 내 삶의 생기를 잃게 합니다.

어린이들의 호기심과 모험심 그 싱싱한 생기를 떠올리며 배우고 시도해 보세요.

때로 한숨뿐인,

힘들어하는 여러분들의 편지를 받을 때면 따뜻한 차라도 한잔 공양하고 싶기도 합니다.

요즘 우리들은 너무 나약해진 것 같지 않나요?

자, 힘을 내시고 한해 한해를 잘 만들어보기로 해요.

 

하나의 작은 결실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내 안에서부터기쁨을 찾으세요.

안간힘 쓰며 노력했던 감나무처럼.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