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사 코스로 올라가서 당골 코스로 내려오다.
태백산.
太白山
민족의 영산이라는데 얼마나 멋진 산일꼬~
내 일찌기
한라부터
지리,
대둔,
점봉,
오대,
북한,
도봉,
수락,
월악,
삼악,
운악,
치악
설악,
소백,
등등...가고픈 산 다 올랐고,
꼭 올라 보고픈데 멀리서 바라만 본 산은
주왕과 월악이라.
가고픈데 못가본 산은..많아요.
금강.. 백두.. 구월.. 히말라야.(티벳으로)..킬리만자로...
결혼해 아이 둘 낳고 살림에 파묻혀 살면서,
몸은 불어나 체력은 떨어졌고 다리는 무뎌졌으나
마음만은 산으로 향하길 이제 15년.
절대로 운동이 취미인 남편.
하지만 하는 운동 아닌 보는 운동 이를테면..프로야구.프로농구,,
그 조용하고 얌전?하던 남편이
이젠 산에서 내려오면서
'산, 언제 또가나...'하는
산꾼이 되어버렸네.
23일에도 회사 관계자들과 오전에 회의하고,
오후엔 북한산 등반하고
집에 와서 샤워만하고 출발했다.
금욜 밤 11시기차.
청량리에서 출발.
장난하고 수다떨고 책읽으며,
잠이 와서 쿨쿨 자다 깨니,
아덜넘과 남편은 책 속 여행 중.
<신의 유의태>상 하 권
<너만의 명작을 그려라>
에 빠진 사람들.
나도 좀 읽어보자.
가다가 잠결에 들리는 기차 내 방송.
사북역,
고한역,
기차에서 내리는 손님,안녕히 가십시요!
드디에 태백역.새벽 3시 50분.
배낭 맨 한 무리의 아저씨,아줌마들.
운동 선수들인 듯한 또 한 무리의 초등학생들.
다들 제갈길로 가고,
우리는 기차 대합실에서 두시간을 뒹굴뒹굴.
태백산 가는 첫 버스 6시 25분.
6시 되어서 배낭 챙겨 매고 터벅터벅 걸어 역사를 빠져 나오니
하늘엔 환한 빛이 가득하다.여명...
싸늘한 공기 아니 가슴을 적셔주는 무척 시원한 공기.
눈 앞에 펼쳐지는 산의 모습들.
버스 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본다.
푸른 산,산들이다.
버스가 서고 우르르 내리는 분위기...다왔네..
6시 45분 정도.
현재 기온 11도.
오우와~~
그래서 추웠구나.
"서울 초겨울 기온이네...엄마"
아덜넘 얘기소리.
6시 50분.걷기 시작.
앗..필름 하나 사야지~이.
필름 채우고 갇기 시작.
손이 시렵네..
장갑을 하나씩 살 걸 그랬네.
--예전에,결혼 전에 산에 다닐 땐 완벽한 준비,,완벽한 배낭을추구했는데...
여벌 손수건..빨간 페이즐리무늬.ㅎㅎ 여벌 양말은 필수요
여벌 옷..바람막이비옷 위아래 한 벌로(샛노랑.ㅎㅎ)..
꼭 오리털침낭..빨간수통..그리고 니카바지..철따라 털모자..챙모자..빵모자등등...
이젠 산이 얼마나 추울지..더울지 뭔 꽃이 피었을지 다 잊어버린 바람에
장갑 챙길 생각은 하도 못했네.
언젠가 단풍 든 한라산에서 손이 시려워 밥을 못먹었던 기억도 새로이 나는데--
하여간 계속해서 오르막길인 이 길.
유일사 쉼터 나오면 좀 쉬자....
근데 걷다 보니 갑지기 배들이 고파져..
길 한 가운데 주저 앉아서 간식으로 싸온 빵 한 개씩 먹자.
(우리쌀 식빵 두 개 사이에 사과 얇게 썬 것.
달걀 삶은 거 한개.앙팡 어린이 치즈 한 장 들어간 것.)
와구와구 먹고 다시 출발.
이른 새벽산행이라 사람이 없어.
쉼터라는 곳 도착하니 쉼터가 아니고 그냥 벤치 세 개 놓여져 있는 곳.
쓰레기 치우기 위한 케이블카?가 있고...
지금까지는 산간도로처럼 길이 나있어 산인지 그냥 길인지 분간이 안되었는데,
여기 쉼터서부터 등산하는 맛이 나네.
살아 천 년,죽어 천 년을 간다는 주목. 朱木
잘생긴 모습으로 곳곳에 서서 우리 가족을 반겨 준다.
벌써 내려오시는 분들.
야간산행해서 해돋이를 보셨다는 어른 세 분.
우와...부지런도 하시네.
남편; "우리도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출발 했으면...해돋이 볼 수 있었겠다...
다음에 그렇게 한 번 해볼까?"
마누라; "아유..아직 무리야!"
남편 ;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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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 "다음 달엔 소백산 가자.. 기차 타고 오니까 좋네..."
마누라 ; "....."
남편; "야간산행으로 할까?"
마누라 ; "안된다니까~"
키 175 아빠와 키 170 딸래미.
늘씬한 그들 둘이서 걷는 모습 뒤에서 보니 봐줄만 하네.
딸래미는 흐느적 거려 산에 오르다 퍼질까 걱정했는데,
나보다 더 잘 걷네.
역시 젊음이 좋은 것이여.ㅎㅎ
6학년 아덜래미..
나랑 나란히 걷고 엄마 챙기고 장난하고 얘기 나누고
벌인지 뭣인지 쫒아다니고...
계속해서 차는 안개.
엄마 ;"산사람들은 '개스'라고 하더라~"
아덜 ;"영어 개스?"
엄마 ;"어.그러겠지"
아덜 ; "왜에~"
엄마 ; " 산에선 안개가 제일 위험해서 그런가봐...안개라고 안하고 개스라고 하는데..
앞이 안보여 길 잃기 쉬워서 그렇대."
걷고 걷다보니 어린 주목 보호하기 위해 쳐놓은 바람막이 울타리들.
그 바람막이가 쓰러져 오히려 어린 주목들 고통당하고 있네..에구...
어느새 정상.
천제단 합장 한 번하고 초코렛 쬐끔씩 나눠 먹고,지나가는 아저씨한테도 인심 쓰고,
또 걸으니 천제단 또 나와..
일찌감치 와서 기도하시는 어떤 분들.
한배검.
이라고 쓰인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기도 중.
와아~
햇살 아래 안개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산아래 광경.
빠르게 날아가는 바람과 함께 일시에 걷혀버리는 안개,,,,,
드러나는 백두대간의 속살들.
진짜 멋지네.
우리 사진 한 장 찍어야지...
필름을 넣고...엥?
근데 필름이; 안돌아가네?
뭐야뭐야뭐야???
헉......밧데리가 없잖아~~~
이 풍광을 모두 가슴 속에다 담으셔~
네식구 중 세 개의 핸폰...누구의 것도 카메라폰이 아닌 관계로....
우리는 마음 속에 풍광을 담았다.
하산길.
갑자기 나타난 조그만 비각.
단종비각.
단종의 죽음을 슬퍼하던 당시 사람들의 정서를 말해주는 증거물.
산 사람이 백마타고 가는 죽은 단종을 본 곳.
세월 무상 권력 무상..
망경사 望景寺 공사 중.
그 옆..매점에서 아이들..사발면 하나 씩 먹고.
남편.나는 빵 남은것 반쪽 씩 먹고,
나무 판대기 의자에 앉아 눈 시원함을 즐기고~
하산하산..
그 때서야 올라가는 사람들 사람들...
내려오다 보니....당골...소도.....
이 옛 적 말이 그대로 지명으로 쓰이고 있네.
단군사당도 있고...
우리나라를 열어젖힌 단군시조..동상도 있고...
종교가 되네 안되네....신문에 나던 여러가지 기사도 생각이 나네.
다 내려 오니 태백 석탄 박물관.
당연히 봐야하는데 아이들 모두 합창을 한다..절대로 안간다고.
남편과 나..
달래고 어르다가 걍 포기.
그래 그냥 가자.
태백산,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못.
동해로 흘러가는 무슨 강....(생각이 안남)
이 곳에서 민족을 먹여살리는 젖줄이 발원을 하니
한 번은 가봐야 할 민족의 고향이라고 해야할까...
오후 내내 담은 날까지 잠자고 뒹군 곳은 태백고원 휴양림..
그 이야기는 담에 쓰자..힘드니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