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늦는가 봅니다.
하루는 술을 먹고, 또하루는 일이 바빠서....
그다음날은 고맙게도 가족들이 한데 모였지요.
헌데, 전화 벨이 울립니다.
잠깐이면 된다던 볼일은 밤이 늦어야 끝이 납니다.
얼큰하게 취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옵니다.
"마누라 나좀 데리러 와라......"
씩씩거리며 아이들이 깰까 숨을 죽이고 현관문을 나서며,
웬수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시동을 걸고 차를 몰면서도 화기 가시질 않아 괜한 신경질을 부리기도 하지요.
술집앞에 내려 구부정하게 서서 나를 기다리는, 날 보며 "어이, 마누라 여기야"
그렇게 술냄새를 풍기는 그를 보면 조금은 측은한 생각이 머리를 맴돕니다.
그옆에서 "어!제수씨" 하며 아는척을 하는 그의 술친구들도 덩달아 측은한 생각이 드는건
힘든 하루를 이렇게 마무리하는 우리네 남편들의 무거운 어깨가
오늘따라 더욱더 무거워 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욕을하며 데리러간 내신랑의 어깨가 너무나 쓸쓸해 보였기 때문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