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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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울아부지는 무지 엄하신 분이었다.
친구네 집을가도 1시간을 넘게 놀아본적도 없었고,
방문만 열면 마당하나 같이쓰는 옆집친구네에서 조차 맘껏 놀아보지도 못했고
거기서 한번 자면 안되냐 여쭸다가 얻어맞을뻔한 기억도 있다.
카수나가~어디 집외에 다른곳에서~!!! 하시면서 ㅡ,.ㅡ;;;;
울아부진 지금도 그렇지만 인쇄소를 하셨다. 모르는 한자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완 반대로 상당히 고지식~ 고리타분~ 왕유교적.
딱,..상투만 틀면 되시는 분이었다.
그런 울아부지지만 동네 어르신들끼리 모여앉아 변변한 안주없이 막걸리 드시는
모습을 보면 모르는 분들임에도 스스로 안주를 사다 드리고 지나오셨고
그 후줄근한 동네에 온갖 깡패들[조폭의 전과자도 많았음 --;]이 울아부지한텐
`형님~`하고 불렀다. 아부진 그들에게도 편견없이 대한탓이다. 태권도 유단자 시지만
아부진 동네에서건 어디서건 싸움을 하신적이 없다. 되려 아부지한테 형님~하는
사람들이 보호자로 내세워 파출소 다니신적은 제법있어서 파출소 소장님이 울아부지가
조폭 우두머리쯤 되는줄 오해했던적은 있지만 ㅋㅋㅋ나중엔 오해 풀려서 소장님과도
정말 친하게 지냈다.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잘믿으신덕에.
친구들보증서서 망하신것만도 3번이다.
나 초교시절 2번,..중교시절 1번,..ㅎㅎ 그후루 울아부진 보증 안서신다.
마지막엔 내 학비도 못내서 졸업취소 당할뻔도 했고,..그놈의 학비땜에 학교에 가도
결석으로 처리된날만 기십일이었기에. 울아부지두 마음 다잡으셨던것 같다.
할머니가 아프시다 수술하고, 약간의 치매끼를 보이실무렵 엄마도 아프기 시작해서
6개월 선고받고 3년을 사셨다. 그 두분의 병수발을 감당하시면서 아부진 몇년새
폭~ 늙으셨었다. 이제 엄마,할머니 같은해에 가시고 몇년이 지나니,
스스로 건강찾아 주말마다 등산하시느라 얼굴뵐날이 쉽지 않다. 날한번 잡으려면
최소한 일주일 전부터 두고두고 전화를 해야~ ㅎㅎ
나한테 장녀라고 최고로 엄하셨던 울아부진 세째딸한텐 순둥이 아부지고
막내 아들한텐 잔소리꾼 아부지고 ㅎㅎ
내가 시부모 모시게 됐던 그때, 신랑에게 조건이라면 조건으로 딱하나 걸었던게 있다.
평생을 모셔도 좋다. 단,..울아부지가 60이 한참 넘어도 솔로로 사시면,
그땐 내가 형님 생각해서 양보했던만큼 형님이 시부모님 모시고, 난 내집에서
울아부지 모시고 싶다고. 신랑도 허락했었다. 뭐 아직까진 딱히 어떤것도 없고
울아부진 주말마다 주중에도 항상 친구들과 어울리시느라 바쁘시다 ㅋㅋㅋ
장가라도 가셨으면 좋겠는데 엄마,할매 병수발하느라 남은것도 없고 아직 미혼인
동생이 둘이나 되는 울아부지한테 시집올 여자가 어디있을까,..쩝~
우린 다른거 다 필요없구, 그저 우리가 가끔 친정갔을때 다같이 다정하게 어울릴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이게 단데. ㅜ,.ㅜ
울아부진 딸들좋다고~ 딸들 목마태우구 말태워주시던 아부지고~
연탄불에 직접 설탕으로 달고나 만들어 주시던 아부지고~
마누라 힘들다고 잔치때마다 생선 다 다듬어주고 나물도 다듬어 주시는
50대 할배치곤 너무나 좋은 남잔데.
돈이 웬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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