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미디어법 날치기 파행 정국에서 연일 '민생론'을 외치고 있다. 6월 임시국회 종료를 단 하루 남겨 놓고 느닷없이 5대 민생살리기 법안을 선정했다. 민생현장 탐방과 비정규직
태스크포스(TF) 구성 등 '단골' 민생대책들도 다시 꺼냈다. 여론의 역풍, 불법 의결 논란 등 날치기 후폭풍을 차단하려는 '국면전환'용 안간힘이다. 같은 맥락에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 야당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 도미노 등 심각한 파행상엔 철저히 무시하는 전략을 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4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현실이 방치돼 있고, 서민을 위한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어 너무 안타깝다"면서 영세·소상공인 지원대책, 악덕사채 근절 등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당정협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예결위 소속 의원들이 16개 시·도를 찾아 지역 민원을 듣는 민생현장 탐방과 비정규직 당·정 TF 구성 복안도 내놨다. 민주당을 향해선 민생을 외면하는 "불량 야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23일에도 25개 '최우선 처리 법안' 목록까지 공개하면서 '민생'을 역설했다.
박희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앞에는 민생문제라는 큰 산이 가로놓여 있다. 오로지 민생문제 해결에 전력을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영세상가 살리기'(재래시장육성특별법), 통신요금·카드수수료 부담 완화(
전기통신사업법 등), 악덕사채 근절(대부업등록·
금융이용자보호법) 등 '서민살리기 5대 법안'도 꼽았다.
하지만 임시국회 종료를 앞두고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 일정이 전혀 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민생론'은 그저 '구두선'으로 보인다. 실제 비정규직 TF의 경우 이미 지난 8일 당·정협의에서도 구성키로 했던 것이다.
'재래시장육성특별법' 등 이른바 '5대 법안'도 이미 지난해 말부터 매번 '민생법안' 목록에 이름만 올려 놓은 채 손을 놓고 있던 것들이다.
진정성보다는 다른 의도가 민생론의 배경이란 방증이다. 바로 거센 야당의 파행 정국 책임론 등을 넘으려는 '국면전환' 의도다. 그 점에서 국정위기 탈피를 위한
이명박 정부의 표면적인 '중도실용' '친서민' 흐름에도 발을 맞춘 것이다.
따라서 야당 의원들의 잇단 의원직 사퇴 등 갈수록 심각해지는 정국 파행상에는 철저한 외면과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제1야당 대표의 의원직 사퇴에도 일절 공식 논평조차 내놓지 않았다. 파행 정국 해소라는 국회 제1당이자 여당으로서의 의지는 없는 셈이고, '마이 웨이'식 독주로 가겠다는 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