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함께 성묘를 가다 올해는 형제들만 가고 며느리들은 빠졌다.
고향에 친구들 친척 어른들도 뵐겸 겸사 겸사 내려간 신랑.
난 집에서 탱자 탱자 아이들과 전도 부쳐먹고. 김밥도 싸 먹고 추석 연휴를 여유롭게 보냈다.
그런데 고향에 내려가 하룻밤을 자고 점심때가 좀 지나 들어온 신랑.
뭔가 끙끙 한보따리 들고 들어온다.
이제 시부모님도 친정 부모님도 하나도 살지 않는 고향에 조상묘에 다녀오며
들고 올게 뭐가 있나? 눈이 휘둥그래 쳐다보니
주황색으로 잘 익은 감이 한보따리다.
놀란 난 감이 어디서 났데요? 라고 물으니
세상에나 아무도 살지 않는 처가집 (아래글처럼 모두 큰 아들집으로 합치셨다)
마당에 심어져 있는 몇그루의 감나무에 감이 빨갛게 익었길래.
지나가다 양복 저고리 벗어 던지고 그걸 따왔단다 ㅎㅎㅎㅎ
모르는 친정 동네 사람이 봤다면 아마 웬 알지 못하는 외지 넘이 남의 감을 다 따가나 생각했을것 아닌가?
빈 처가집 마당에서 감서리를 해온 울 신랑 ... 그모습을 상상해보니 웃음이 절로 났다.
나중에 친정 아버지라도 잠시 내려가시면 언넘이 감 다 따갔나 하실텐데
이를 우짜나~~
당장 낼이라도 오빠집에 전화 드려서
셋째 사위가 아빠 시골집 마당에 감 다 서리해왔다고 이실직고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ㅋㅋ
그나 저나 단감도 아니고 침감인데 족히 백개도 넘게 생겼는데 저 감을 다 우짠담.
모두 곳감을 켜서 널어 놓나 소금물을 끓여서 하룻밤 푹 담갔다 건져야 하나.
뒷 베란다에 널부러져 있는 감을 쳐다보며 연구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