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鳥監圖...烏監圖



	▲ MBC 100분 토론에 후드티 차림으로 출연했다는 이유로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신해철 씨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려 세련된 시각을 가지라고 반박했다. 사진은 당시 MBC 100분 토론 화면 캡처.

가수 신해철 씨가 지난 3일 방영된 MBC 100분토론에서의 복장 논란과 관련해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 반드시 옳지 않은 모습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복장을 비판한 이들에게 “세련 좀 되세요”라고 조언했다.

신해철씨는 5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100분토론에서의 소위 ‘복장불량’에 관한 대국민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청바지인 블루진이 노동계급을 상징하듯, 양식 정장에 넥타이를 매는 것은 보수기득권층인 화이트칼라들의 예복을 상징한다”고 정의했다.

신 씨는 “이에 순응하지 않고 싸가지 없이 자신의 출신성분 혹은 정체성을 표시하는 캐주얼 혹은 록가수스러운 소품으로 토론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면서 자신의 복장을 문제 삼는 이들을 꼬집었다.

“차후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할 땐 스킨헤드에 가죽점퍼 입겠다”

신 씨는 “까놓고 말하자면 일개 록가수인 내가 무려 백분토론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둥이를 놀린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되는 분들에겐 내가 정장을 입었다면 주제넘은 잘난 척이 됐을 것이며 상대편 패널에 대한 동의의 웃음은 비웃음, 비유법을 사용하면 알맹이 없는 수사, 선진국의 예를 들면 매국노가 됐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신 씨는 “지난번 대마초 토론 때는 한 번도 상대의 말허리를 자른 적도, 진행자의 허락 없이 발언한 적도 없는 유일한 패널이었던 내가 ‘빈정빈정 비웃는’ 태도로 지적됐다”고 떠올렸다.

신 씨는 “이는 모조리 내 책임”이라며 “자신의 태도를 확연히 표현하지 않고 애매한 복장으로 혼선을 드렸으니 혹 다음 기회가 있다면 확실히 문신도 하고 귀도 뚫고 헤어스타일은 스킨헤드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죽점퍼에 면도칼도 주렁주렁 달고 나설 것임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신 씨는 “참고로 백분토론의 연출진들은 (나의) 복장과 소품에 대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라며 열렬히 지지해 줬다”며 이어 “이같은 사실은 마치 나의 책임을 제작진에게 돌리는 듯 하니 말하지 않기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신 씨는 또 “우리 민족사의 어느 시기에도 이렇게까지 전 민족이 오랑캐들의 복식을 입고 있는 시절이 없었다”면서 “지하에 계신 이순신 장군께서 목숨으로 막아낸 이 강산에 살고 있는 후손의 한 사람으로서 한복을 입지 않고 오랑캐의 정장을 입은 무리 속에 역시 오랑캐의 복식인 후드 티를 입고 나선 점, 선조들께 사과드린다”며 자신의 복장을 비판한 이들을 돌려 역비판 했다.

그는 또 과거 군부독재 시절 복장을 탄압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신 씨는 “과거 ‘우리에겐 우리의 사정이 있다’라는 문장 아래 박정희 정권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탄압한 바 있고 ‘우리가 선진국을 무조건 따라 갈 순 없다’며 체육관 선거 및 각종 인권유린을 자행한 전두환 정권의 슬로건과 이 문장이 뇌리에 겹치는 것은 솔직히 (나의) 오버”라고 적었다.

신 씨는 “후드 티에 장갑을 끼고 나온 것은 분명 일부에겐 ‘익숙지 않은 모습’일 수 있지만 그것이 반드시 ‘옳지 못한 모습’인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에게) 열렬한 격려를 보내 준 분들께는 감사를 드리며, 열렬히 x랄 해준 분들껜 ‘세련 좀 되세요’란 한 말씀만 드리겠다”며 날선 목소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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