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났다. 토,일,월... 젠장, 이런 추석은 좀 관습법을 적용해서 하루이틀 더 쉬었음 좋겠다. 나야 큰 문제 없다만, 직장다니는 분들은 시골 다녀와서 아침 일찍 출근하기가 천근만근 무거울 거 같다.
명절 연휴인데도 불구하고 서울시내가 내내 막히는걸 보니 불과 몇 년 전과는 또 다르게 우~~몰려가는 것이 좀 줄은 것 같기도 하고. 짧은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정체도 보통 주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뉴스가 조잘거린다.
오랜만에 이른 아침 모니터에 앉아 강의 준비도 할 겸 지난 뉴스를 모니터하니, '추석민심, 동막골의 영도력을 원한다', '먹고사는 문제나 챙겨라, 경제는 무슨..' 등등 대부분 일간지가 추석민심=경제 라는 오래된 이야기를 나름 중요기사로 다루고 있다.
요즘 경제가 정말 어렵긴 어렵나 보다. 라디오를 켜도 민생, TV를 켜도 경제, 신문을 펼쳐도 먹고살기 힘들어, 포털을 봐도 청년실업..하다못해 개그프로그램에서도 '요새 경제도 어려운데....' 라는 말이 무슨 멘트의 전제조건인 것 마냥 입에 달고 다닌다. 시민들도, 의원나리들도, 기자선생님들도, 학생도, 주부도, 아빠도... 온나라가 정말 먹고살기 힘들어 아우성 친다.
재래시장이 어렵다. 월급쟁이들도 빠듯하다. 농민들도 손등이 부르트도록 일하지만 소득은 별로 나아지지 않는다. 대졸청년들은 역대 최대의 청년실업률 갱신에 한숨 깊어진다. 그리고 이 모든 문제는 무능한 정부와 노개구리 탓이라며 전염병처럼 불만의 씨앗은 퍼져간다. 그리고 불신하며 능멸하고 '나'를 제외한 모두를 비하한다. 아..모두들 뽕을 한 대씩 피고 집단광기로 주문을 외고 있는 것 같다.
위에 나열한 어려운 것들은 다들 150% 동감하실 테고....
추석 전주부터 홈플러스, 이마트, 월마트 등 대형마트를 가봤는가? 어디 주차인들 편하게 할 수 있던가? 새벽 1시에도 바글바글 거리고 있다.
서울시내 백화점? 주말에 갈라치면 주차하는 데만 30분 기본이다.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테지? 대형외식업체-토니로마스, 베니건스, 아웃백, TGIF, 등등 - 청년실업에 비참한 생명을 연장한다는 젊은이들로 역시 점심, 저녁 주요시간대에는 30분 대기가 기본.
먹고살기 힘들고 등골이 휘도록 힘들다는 서민들이다. 그러나 그런 집단주문과 자기비하의 광기에 동참하는 당신들, 한번 되짚어 보자.
그 어렵다는 IMF는 빼고, 그 직후나 또는 그 직전, 그러니깐 한 5년전쯤을 상기하며 비교해 보자. 당신들은 5년전에 웰빙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었는가? 지금처럼 자신의 삶의 질과 바른 먹거리를 위해 더 비싼 돈을 지불했는가? 100% 국산콩을 위해 2~30% 비싼 돈을 지불했냐 말이다.
몸짱과 얼짱이 되기 위해 몸매관리와 피부관리에는 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가? 사랑하는 애견을 위해 애견전용 미용실을 가고, 애견 전용껌과 육포를 사고, 가족같은 개를 위해 월 30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당신은 과연 뼈골 휘게 어려운 사람인가? 오죽 애완동물매니아가 많으면 방송사에서 황금시간대에 관련프로그램을 방영하는가?
4인가족 평균 통화료가 30만원에 육박하고 있는 당신네들은 세금폭탄과 경제정책파탄으로 굶어죽을 판인데, 무선인터넷접속과 DMB방송, 쓸데없는 컨텐츠 다운로딩값을 절약해서 굶어죽는상황은 면해야 하지 않을까? 특별히 먹고사는것과 관계없어 보이는 도토리와 아바타, 성인정보, 게임을 위해 몇시간씩 죽치고 있는 1000만 청년들은 과연 하루하루 살아가기 처절한 민중들인가?
대낮에 꽉차는 모텔, 밤이면 자리가 없어 손님을 받지도 못하는 모텔과 나이트클럽의 손님들은 서민이 아니라 1% 고귀한 그 분들인가? 매주 전국에 늘어서는 주말여행 차량에 당신이 혹시 끼어본 적은 없는가? 그렇다면 주말에 관광지 펜션과 콘도예약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아실 테고. 여름휴가철과 연휴철이면 어김없이 항공기 거의 모든 노선이 몇달전부터 예약만료되는 이땅에 사는 당신은 서민아냐? 5년전 10년전, 그 좋은 전대가리 시절에 목욕탕비 2천원,3천원 아끼려했던 우리들이다. 2005년의 당신은 어떠한가? 한방에 7,8천원 들여가며 찜질방가기를 머뭇거리지 않는다. 그 북적북적 거리는 찜질방인파들은 죄다 재벌집 아낙네들인가?
당신의 지출명세를 돌아보자. 정부정책을 일일이 못 알아듣고, 경제지표를 꼼꼼하게 들여다볼 시간도, 시각도 없다면 당신 가계부나 한번 들여다보자고. 정보통신료, 인터넷접속료, 도토리, 각종 정보이용료, 그리고 성형수술비, 나이트클럽, 모텔, 주말여행, 웰빙을 위한 먹거리와 헬스비, 매주 즐겨찾는 찜질방비, 애견에 들어가는 돈...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 우리들 삶의 질이 이만큼 업그레이드 되지 않았나? 우리가 지출하는 이 많은 항목들을 끊는다고 먹고사는 것과 하등관계가 없질 않나.
우리 경제 강하다. 이 어려운 국제여건 속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방향 잘 잡아 가고 있다. 11년만에 북핵문제 해결의 단초를 찾았고, 주가 11년만에 최고치 연일 갱신중이다. 부동산 안정세들어갔고 수출 참여정부 2년 반 동안 사상최고치다. 외환보유고 세계 4위고 국가 부채는 일본의 1/30이다.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이 파병한 나라고, 카트리나 시름에 고생하는 미국에게 5천만불이나 지원한다. 세계 6위의 자동차생산국이고 철강과 선박생산 1위다. 당당한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다. 우리만 그걸 모르고 있다.
경제는 심리다. 정책과 지금의 사는 모습에 충분히 불만을 갖을 수 있다. 불평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책의 내용을 비판하고 보완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비판해야지, 언론이 정부에 저주를 쏟아 붇는다고 시민들까지 그래서야 우리경제가 정말 어디로 가겠나? 당신들도 경제가 어려워야 이익된다고 굳게 믿는 한나라당 당원들인가?
3년전, 2002년 2월까지만 해도 오대영 감독, 실력이 그 지경인데 맨날 체력훈련만 시켜, 더이상 희망이 없어... 히딩크를 몰아내자고 목놓아 외치던 우리들은 달랑 4달 후, 그를 최고의 영웅으로 대접하지 않았나? 쪽팔리지 않은가? 우~몰려댕기며 전염병처럼 비판하던 그 모습이. 이제 좀 변하자. 우리 안에 냄비근성도 있지만, 간혹 뚝배기근성도 있지 않은가? 우리 자신을 사랑하고 바른 비판을 하자. 그래서 앞으로 나가자.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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