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라이벌] 부라보콘 vs 쮸쮸바
사회/문화/국제 2005/01/26 11:52   http://blog.azoomma.com/richard/178103
도대체 이놈의 겨울은 끝날 줄을 모르나보다. 그 어느 때보다 따땃한 봄이 그리워지는 요즘, 호빵보다도 붕어빵보다도 찹쌀떡 메밀묵보다도 추운 겨울과 잘 어울리는 것은 역설적으로 아스케키다. 자고로 맛을 아는 사람은 겨울에 냉면을 먹고, 멋을 아는 사람은 역시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먹는다...고 우리 동네 미장원 원장샘이 그러시더라.

쩨일기획이 부럽지않은, 울동네 온갖 스캔들 및 루머의 총집산지 '레지나 헤어두'에서 머리를 말다가 국내 최정상의 루머 리써쳐 겸 애널리스트, 박레지나 원장샘이 기분으로 쏴주신 '열매열매딸기열매' 아이스크림을 퍼먹고 있었는데, 문득 어린 시절 볕좋은 여름날에 물고 돌아댕기던 삼강 하드가 떠오르는 거다. 격세지감이로세.

이미지 협찬 : kumoyoung님(http://www.kumoyoung.com)

울끈불끈 솟아나는 젊음의 혈기를 주체 못할 정도로 파릇파릇한 본기자에게 어째서 70년대의 추억이 남아있는지 정말로 미스테리어스하지만 데자부일 거라 우겨대면서, 생각난 김에 금번 <역사 속 라이벌>은 고급아이스크림의 대명사 부라보콘과 저렴하게 빨아먹는 재미가 있었던 쮸쮸바가 그 주인공 되시겠다..만, 이 두 제품의 여러 동무들과 경쟁자들도 함께 빛나고 있음에 주목하시라.
 

  개 관

아이스크림, 한국어로는 얼음과자고 한자표기로는 빙과. 이 빙과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시점을 따져 올라가다보면, 당 기획기사에 자주 나오는 식민지 시대를 지나 구한말도 넘어 끝도 없이 올라가다 저어기 삼국시대에 설빙고가 어쨌네까지 나와야 하더라. 해서 걍 짧게 60년대로 잘라 버리자.

이 당시까지 빙과제품의 제조·유통 과정은 아마도 찹쌀~떡·메밀묵 제조·유통 산업과 상당히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규모 제조업자가 만든 소박한 얼음과자를 개인 유통업자가 구매, 그니까 업자 용어로 개인이 물품 띠어다가 아이~스께끼 외치면서 팔던 시절 되겠다.

당시 요런 형태의 얼음과자를 업자들은 '물뼈다귀'라는, 엄, 상당한 수사학적 파라독스가 묻어나는 애칭으로 불렀다는데, 당 애칭이 사라진 것은 1962년 출시된 <삼강하드>의 열풍에 기인한다.


1958년 일동산업으로 창업해서 여차저차 삼강산업('67)으로 상호명이 확정된 당 업체는 "국내 최초로 위생화된 설비체제를 도입하여 믿고 먹을만한 고품질의 아이스크림을 대량생산 해내기 시작" 하는데, 그게 바로 삼강하드다. 현재까지도 일반적인 빙과류를 지칭할 때 쓰이는 용어가 될 만큼 당대 최고의 센세이션을 일으켰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이미지 협찬 : kumoyoung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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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umoyoung.com)

때는 60년대였고, 하여 유리창 달린 냉장 쇼케이스가 있었을 리 만무하다. 기다란 통에 물뼈다귀와 하드들을 채우고 그 위에 드라이아이스 담긴 얼음주머니를 얹은 다음, 동그란 뚜겅으로 덮어 놓는 하드 전용 보관고를 기억하시는가?

이러한 환경친화적 보관고는, 드라이아이스야 업체에서 대줘, 전기세 안나가 등등의 탁월한 효율성으로 인해 지역에 따라 70년대 말까지 동네 가게에 비치되어 있곤 했다.


한편, 물뼈다귀며 하드며 하는 명칭들은 매우 심오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장시간 보관에 애로가 있던 소매상들의 필요성과, 조금이라도 오래 먹고 싶었던 소비자의 욕구에 착착 부합하는, 한국형 팝시클이 바로 삼강하드 되시것다.

얼마나 배려깊게 딱딱했으면 애칭이 뼈다귀에다가 공식 브랜드명이 하드(hard)였겠으랴. 일각에서는 유지방 등 고급재료가 안들어가고 휘핑도 안해서 당연히 얼음에 가깝게 딱딱할 수밖에 없다고 수근대던데, 반성하시고 긍정적 사고방식을 가지시라.


어디까지 했더라? 그랬다. 삼강산업의 출현은 가내수공업 및 단순 판매에 아주 가까웠던 빙과산업이 기업형 생산·유통·판매 구조로 발전하는 신호탄이었고, 언제나 그랬듯이 한발 늦게 시작해 업계를 장악하는 대기업들의 패권시대를 예고하는 서막이라 할 수 있었다. 해방되던 해 10월에 설립된 해태제과의 <부라보콘>이 출시되면서 업계는 또한번 변화하고 있었으니...
 

  열 두시에 둘이서만 살짜쿵 만나자, 부라보콘

보통, 업자들은 빙과류를 형태에 따라 바(bar), 콘(cone), 컵(cup) 형으로 나눈다. 제품 구성성분을 기준으로 하면 보다 복잡해지는데, 안타깝지만 요 부분은 뿌드티비나 가까운 포탈페이지를 참조하셔야겠다.

암튼지 삼강하드로 대표되는 막대형 빙과를 열심히 녹여먹던 와중에, 덴마크에서 직수입했다는 기술로 만든 원뿔형 아이스크림 <부라보콘>이 1970년 출시됐다.

당 제품으로 인해 어린이들은 하드바를 먹는 계급과 아이스크림콘을 먹는 계급으로 나뉘게 되니, 슬프다, 하드 나오는 곳은 양철통이었고 콘 나오는 곳은 냉장 쇼케이스였던 바, 얘네들은 섞일래야 섞일 수가 없는 구조를 양산해냈다.


착잡한데 광고나 한편 때리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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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란씨 vs 써니텐>편에서도 출연해 주신 신일룡 선생, 그리고 첫 출연이신 정윤희 언니의 앙상블이 빛난다. 유관순 누나가 늘 누나이듯 정윤희님도 늘 누나 아님 언니 되시겠다.

모델도 모델이지만, 부라보콘을 더욱 빛내주는 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씨엠송이다. 또 하나의 역작 <바밤바>도 한번 감상하시자.

(동영상 클릭) 80년대에는 이렇게 변주됐다→(동영상클릭)


깜찍한 소녀 시절의 김혜수, 보셨는가? 그 어떤 루머가 있다해도 본기자는 동시대를 살아온 그녀가 이쁘고 좋다. 어쨌거나 밤과 꿀로 꿀밤의 이미지를 아로새긴 76년 출시작 바밤바도 부라보콘이 그렇듯 해태제과가 배출한 장수브랜드다.

각종 아류를 양산한 <누가바('74)>나 샌드형의 <시모나('76)>도 잊지 못할 해태의 자식들 되겠다. 그리고 <쌍쌍바('77)>, 이거 빠지면 섭하다.


부라보콘은 당 업체의 영원할 거 같았던 맞수, 롯데제과의 월드콘('86)이 태어날 때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콘의 제왕으로 등극해설라문에, 각종 진기록과 일화들을 남기며 해태제과 빙과사업부문을 일약 업계 1위로 올려놓았던 제품이었다.
 

  세대간의 엄청난 오해, 쮸쮸바

엄청난 대박의 부라보콘에 있어서 고가의 콘 형태 빙과를 개척했다는 의미가 매우 인상적인 반면, 저가형으로 일대 파란을 일으킨 제품이 있으니 바로 삼강산업의 <쮸쮸바('76)>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쪽쪽 빨아먹는 제품을 펜슬형 빙과라 부르는데, 쮸쮸'바'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막대군에 속한다 볼 수 있겠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구 당시 나왔던 육감적인 광고 한편 감상하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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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참, 여성모델이 가슴을 활짝 펴고 너울짓을 하니 남성 무리들이 좋아라 달려오는 당 광고는, 빨아먹는 형식과 '쮸쮸'라는 묵시적 의미의 제목이 서로 마구 뒤엉켜설라문에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동상이몽의 기쁨 속에서 즐겨찾던 시대의 대박제품이다.

어찌나 잘 팔렸는지 얼릴 시간도 부족해 튜브에 액상으로 출고해서는 소매점 가 얼렸다는 설이 전해지는 쮸쮸바가 사실, 원조는 아니다.

제빵업체로 유명한 삼립식품의 <아이차바>가 일 년 전 출시되면서 펜슬형 빙과의 원조라 전해지는데, 자 그럼 비트박스 연주자들의 영원한 대부, 남보원 선생께서 출연하시는 광고 한편 감상하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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쮸쮸바라는 강력한 브랜드명이 주는 임펙트, 빙과류 선발업체로서의 유통망 등 삼강산업이 60년대부터 구축한 노하우가 대중의 기억 속에 쮸쮸바를 깊이 새겨넣은 계기로 작용했다고 판단되는 대목 되겠다.


한편, 쮸쮸바 이전에도 당 업체는 <아맛나('72)>를 출시,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팥이 들어간 정통 막대형 제품에도 주력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러한 대박제품군을 가지고도 당 업체는 1977년, 롯데그룹에 인수되면서 우리 귀에 좀더 익숙한 롯데삼강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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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라보콘 vs 쮸쮸바? 이들만 있었다면 섭했을 거야

어찌보면 말이다. 부라보콘과 쮸쮸바는, 품질이냐 저렴함이냐를 무기로 서로 다른 전장에서 싸운 것만 같기도 한데, 이후 대한민국을 수놓은 주옥같은 빙과류의 양대산맥을 일컫는, 일종의 제유법으로 쓰고 있음을 밝히는 바다.

전자가 콘형태 계열을 대표한다면, 후자는 바형태 계열의 대표성을 지닌다. 이 둘의 관계는 식품업계의 오랜 라이벌인 짜장면과 짬뽕의 관계와도 비슷하다. 약간 차이나는 가격하며, 서로를 간섭하지 않는 만족감하며, 거기다가 수퍼 앞에 놓여진 쇼케이스 앞에서 콘을 먹을까, 바를 먹을까 고민하던 긴장감, 고게 닮아있단 말이지.


오늘날 연간 매출 7,000억원 규모의 빙과류 시장을 있게 한 대한민국의 70년대에는 상기 업체들과 제품들만 있었던 것은 당연히 아니다. 67년에 설립되어 73년 한국화약 그룹(현 한화그룹)에 편입된 대일유업(현 빙그레, 이하 빙그레)과 역시 같은 해 창업한 롯데제과가 이 바닥의 또다른 강자들이다.


앞서 고급아이스크림 부라보콘에 대해 언급했었는데, 사실 고급으로 따지자면 빙그레 퍼모스트의 <투게더>가 빠질 수 없다.

야심찬 결단하에 미국 퍼모스트 멕킨슨사와 기술제휴로 온가족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클러스터형 아이스크림을 출시하려 했으나, 치사하게 이름만 빌려주고 한개도 가르쳐주지를 않는 바람에 2년 여의 절치부심 연구 끝에 독자적 기술로 탄생시켰다는 투게더('74)는 대한민국 최초의 클러스터 아이스크림이다.


빙그레의 특징이라면, 투게더 등의 최고급화 전략과 함께 기존 제품군의 틈새를 공략하는 신제품을 내놓았다는 데 있다. <비비빅('75)>을 기억하실 거다. 팥 앙금을 베이스로 하여, 60년대의 단단한 하드를 연상시키지만 보다 고급화됐으며, 또 성급히 먹으면 혀끝이 달라붙으니 매사에 침착하라는 교훈을 남기는 그 비비빅 말이다. 또한 해태의 시모나와 같은 해 출시되어 샌드형 빙과류의 대명사가 된 <싸만코('76)>도 빼놓으면 안될 빙그레의 제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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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역시 <조안나> 시리즈를 출시해 고급제품군을 보유하고, 부라보콘에 대응한 <가나콘> <티나콘>, 아맛나나 바밤바 등에 대응한 <님따라바> <마주바> 등을 구비하는 등, 껌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으나 나름의 시장 진입에 애를 쓴 시기이기도 하다.

투게더를 위시하여 조안나에, 해태제과의 <데이트아이스크림>까정 이들 최고급 아이스크림 광고전략의 이면에는 한번 쯤 숙고해야 할 함의가 있다.

편부모 가정은 당연제외대상임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동시에, 가죽소파와 화려한 로코코 양식의 전화기가 꼭 있어야 하는 응접실에, 반드시 애녀석 구엽고 아빠 엄마 금슬 좋은 일가족이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퍼먹고 있는 모습을 전면에서 강요하는 일련의 그 광고 전략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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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nging Winds, Shifting Sands

부라보콘 한방으로 시장을 평정했던 해태 체제가 80년대 들면서 변화하기 시작한다. 롯데제과의 약진은 정말로 대단한 것이어서 <죠스바('83), <스크류바('85)>로 점유율을 쭈욱 끌어댕기더니 <월드콘('86)>으로 화룡점정함으로써, 현재는 마켓쉐어 38%에 이르는 명실상부한 1위 업체로 기염을 토하고 있게 되겠다.


이런 지각변동의 과정에는 특정업체의 무한질주보다는 각 업체들이 밀어주는 개별 제품들의 서로 먹고 먹히는 육탄전이 더 볼만 했다. 메이커가 아니라 브랜드로 통하는 시대인 셈.


소녀들만 드시라는 <캔디바(빙그레,'86)>는 당해 업체의 <메로나('92)> 성공사례에 비견되지는 못하더라도 나름의 센세이션을 일으킨 성공작이었고, 하겐다즈 쵸코코팅 아이스크림이 연상되던 <돼지바(롯데삼강,'83)>는 지금도 잘 팔린다.

밀어먹는 빙과류를 볼라치면, <까미로(롯데)>보다는 얼음알갱이가 송송 들어있는 <폴라포(해태)>가 소비자의 사랑을 더 받았고, 그뒤 이종 쌍쌍바, 잘라서 나누어 밀어먹는 <더위사냥(빙그레)>이 이 계열의 최후승자로 판명난다.


한편, 팡파르와 함께 등장한 <빵빠레(롯데삼강,'83)>의 히트는 각종 아류제품을 양산하는 가운데, 종국에는 90년대 가서 밑뚜껑 따 뭔가를 끼고 윗뚜껑도 딴 담에 먹어버리는 <더블비얀코(롯데)>가 출시되어 "줘도 못먹냐"는 일갈을 전국의 남녀노소 시청자에게 질러 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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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아이스크림에 있어서도, <구구(롯데삼강)>와 <구구클러스터(좌동)>가 큰 반향을 얻었고 이후, 대접받는 느낌이 그럴싸했던 <엑설런트(빙그레)>가 한때 선망의 빙과류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또, 해태의 <베스트원>도 나름의 고급 이미지로 클러스터의 명맥을 이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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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쮸쮸바의 원조, 아이차의 삼립식품은 제빵업체다운 상상력으로 카스테라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끼운 <아시나요>를 출시,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기도 했다. 당해 제품은 현재 OEM으로 판매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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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명멸한 제품들은 많은데, 지면 관계도 있고 해서 독자제위의 양해를 구하며, 90년대 이후의 제품들은 아직 역사적 평가를 받을 시점이 아니라는 점을 아울러 이해 구한다.


바람은 늘 그 방향을 바꾸며, 해변의 모래알은 파도에 뒤집혔다가 다시 파도에 바로눕곤 한단다. 대한민국 빙과 역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해태제과는 현재 빙그레와 더불어 업계 2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97년의 외환위기 이후 모그룹의 분해와 함께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당 업체는 다국적 기업 네슬레로 가네마네 하다가 국내의 크라운제과가 올해 인수했다.


제과업종 각각 2,3위의 두 업체가 힘을 모아 1위 기업인 롯데제과에 도전장을 던진 형국으로 2005년 한해 재계의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고들은 하는데 이런 건 잘 모르겠고, 바라건데 누구 하나 뒤처짐 엄씨 알콩달콩 치열하게 소비자가 어케하면 더욱 행복할까 고민하면서 맛나고 재밌는 아이스크림 만들어주라.

 

  끝난 거 아니다

웨이러 세컨드! 본편은 이제부터고, 본기자는 솔직히 이거땜에 당 기사를 쓰게 됐노라.

학교앞 문방구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서주아이스주> 시리즈와 <깐돌이바>를 기억하는 독자들에게만 해당되는 본편이다.


<서주우유>로도 유명했던 서주산업이 80년대 초에 런칭한 <서주아이스주>. 부드럽게 아삭거리는 하얗고 달콤했던 그 하얀 속살을 어트케 잊을 수가 있을까? 기억에 100원으로 출시됐던 당 제품 시리즈에는 학생들의 주머니사정을 고려해서 오렌지맛 나는 셔벗 종류의 <서주아이스조>도 단돈 50원에 시판했었더랬다.

매체 광고 하나 없이 맛 하나로 시대를 풍미한 <서주아이스> 시리즈를 제조, 판매한 서주산업은 이러저러한 곡절을 거치며 1998년 효자원에 인수됐는데, 현재 <골드서주아이스주>와 <초코서주아이스주>로 리뉴얼된 제품을 시판하고 있다.

당 업체의 관계자와 통화하는 와중에 언제 재출시됐냐 물으니, 관계자 왈, 서주아이스주는 쭈우욱 만들어 왔는데 니가 몰랐다며 2002년에 리뉴얼했다고 한다.

본기자는 그간의 무관심에 숙연히 반성했고, 관계자는 업체의 여러 부침 속에서 런칭 당시의 자료가 부족함을 미안해 하더라.
요기를 누지르면 당 업체 홈피가 나오니 시간 나는 독자들은 함 왕림해 보시라.

아참 그리고 거기 <삐삐코300>이라고 있는데, 롯데삼강의 <빠삐코('81)>와는 무관한 제품이니 주의를 요한다. 본기자는 빠삐코인 줄 알고 한참을 혼란스러워 했음이다.


역시 광고 하나 없이 돌풍을 일으켰던 <깐돌이바>는 굴지의 라면생산 업체이자 대관령에 목장도 있는 삼양식품이 제조,판매했던 제품 되겠다.

대한민국에서는 언제나 환영받는 팥을 베이스로 한 당 제품은 '83년에 런칭됐었다. 기존에 나와있던 여러 팥베이스류와 종류는 똑같은데, 그런데 깐돌이바가 마이너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비결은 뭘까? 독자제위는 뭐라고 생각하시나?

깐돌이바는 뭐니뭐니해도 입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던 촉감이 끝내줬던 제품이다. 사실, 팥이란 게 80년대를 살아간 어린이들에게는 올드한 느낌이 적지 않잖나.

해서 메이저업계에서 내놓은 팥베이스 제품들에 왕왕 들어있던 팥 덩어리는 꺼끌꺼글한 거이 별로 재미없었던 거다. 그런데 깐돌이바는 미끈하니 살살 녹아드는 게 팥의 고소함과 유지방 함유제품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러움이 동시에 충족됐고 게다가 50원이었다.

미국 카네이션사의 국내 라이센시로 빙과업계에 진출했던 당해 업체는 고급제품군에서 그닥 재미를 보지 못하고 사업 대부분을 철수하는데, 깐돌이바는 그 뒤로도 어느 기간까지는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면 90년대 초에 초딩이었던 인물들이 가끔 아는 체를 해와서 본기자 깜딱 놀란 경험이 있기 때문. 역시나 여차저차 사정 속에서 자료가 미흡한지라 정확한 정보를 소개 못하는 점이 아쉽다.


아무튼지, 근래 들어 하이디라는 업체에서 상표권을 대여해서 제조, 판매하다 그것도 작년으로 끝났다고 하니 맘 한켠이 허전해진다. 이를 계기로 나중에라도 언제 '라면' 시리즈 디벼볼 때 전폭적인 정보제공을 업체 관계자가 손가락 걸구서 약속했으니 그걸루 위안을 삼으면서, 오늘따라 길어진 새해 첫 <역사 속 라이벌>을 이만 접을라고 한다.

이 기사는 딴지일보에서 무단으로 퍼 왔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