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재분배 및 소득평등도가 상당히 양호한 편이라고 말하면 버럭 화부터 내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그러면서 한국의 빈곤층 문제가 얼마 나 심각하며, 빈곤 문화가꽃 피우고 등등 줄줄 외웁디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그쪽 방면 분들과는 대화가 아니라 전투를 하게 됩니다.)
그 [빈곤]과 [빈부격차]를 운운하는 분들 중에서 서구에서 [빈곤]이 실제로 얼마나 심각했는지 아는 분들은 거의 없더군요. 이를테면 소위 선진국이라는 미국에는 (빈부차 문제가 우리 보다는 심각하긴 하죠.) 지금도 빈민지역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지역의 역사가 100년을 넘어가는 곳도 많습니다.
이곳 공립학교를 보면 정말 우리나라 낙도학교만도 못한 수준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나마 그런 학교라도 다니면 다행이죠. 그냥 그 지역을 백수처럼 맴돌다가 질병, 범죄, 마약, 알콜에 빠져 생을 일찍 마감하는 젊은이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영국이 산업화를 이루던 시기에 아동 여성들이 얼마나 착취를 당했는지 아십니까? 아동들이 조로현상을 보였을 정도입니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 왕자와 거지에 왕정시대의 빈민들의 삶이 나오죠. 한마디로 사람취급을 못받았습니다. 대다수 민중들의 삶이 그러했습니다. 강대국으로부터 전화를 입었던 주변국인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은 더 정도가 심했습니다.
이게 소위 서양 사회과학 서적에 나오는 [빈곤]과 [빈부격차]의 의미입니다. 그 번쩍번쩍해 보이는 복지제도라는게 그런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현대사에서 이런 상황이 있었던가요? 그럴 뻔 했죠. 일제치하, 6.25 전쟁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바로 일어섰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사실상 성장과 분배,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케이스에 속합니다. 실제로 평등도나 분배격차를 타국과 비교해 보면, 한국은 놀라 울만큼 안정되어 있습니다. 우리 같이 전후 잿더미에서 이룩한 고속성장도 기적이지만, 그런 고속성장이 이뤄지는 가운데, 분배가 사실상 갈등이랄 것도 없이 잘 되어 왔으니까요.
노사문제가 한때 심각했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그 정도는 어느 나라나 있어왔습니다. (요즘 해외기업들도 이 강성노조문제를 다시 평가하고 있다죠?)
그래서 흔히 말하는 파이론을 둘러싼 논쟁들은 한국실정에서는 무의미 합니다. 아니 한국 아니라 경제발전을 이룩하려는 나라들이라면 이 파이론의 허실을 따져봐야 합니다.
분배와 성장은 동전의 앞뒤면과 같습니다. 상식적으로 성장이 없는데, 분배를 할 돈이 어디서 나옵니까? 말이 안되죠. 분배로 인해서 경제주체들이 힘을 받지 않는데, 그런 성장이 지속 될리가 없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경제를 이상화할 생각은 없습니다. 위의 성장과 분배가 국가가 정책적으로 의도한 것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요인의 영향도 있는듯 합니다.
서구와 가장 두드러지게 다른게 바로 각종 복지/보장제도의 결여지요. 서구 선진국에는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각종 보장제도가 존재합니다만, 사실 한국은 이를 뒷받침할 보장제도가 미비된채로 발전을 해왔습니다.
대신 가족제도가 육아/교육/복지제도를 대신했죠. 뒤집어 생각하면 이런 보장제도 없이 이 정도 균등한 재분배와 고성장을 이룩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이제는 재분배의 문제가 조금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노인문제나 가정해체 문제는 정말 심각합니다. 안그러면 한국사회 자체가 해체될 위험이 있습니다. 기존 전통적인 가정제도나 가치관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거든요. 노인인구가 20%를 상회하는데, 효정신으로 돌보겠다? 말이 안되는 겁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이기는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사회복지 혹은 보장제도가 출현할 때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분재와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중국의 앞날을 밝게 보지 않습니다. 중국은 이런 균형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일당독재가 균형을 잡는다....그러기에는 너무 넓고 큰 나라입니다.
분배문제는 결국은 정치체제의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민족간의 지역간의 발전격차가 이슈화가 되었을 때, 겉잡을 수 없는 사태로 발전될 것입니다. 엄청난 군사력으로 미국과 자웅을 겨루었던 소련이 이렇게 망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단순하게 도식화해서 말하자면, 소련은 분배만을 강조하다가 망했습니다. 중국은 성장만 강조하다가 나가리된 케이스로 역사에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