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우리 경제는 우리가 느끼는 것과는 반대로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니 오래 전에 이미 나아졌어야 하는 데, 지금까지 바닥을 헤맨것은 언론에서 벌이고 있는 국내 경제에 대한 저주의 굿판과 같은 절망적인 기사들 때문입니다.
최용식이라는 경제학자의 단상을 따라 조금 맛보기로 할까요?
[첫째 단상] 며칠 전, 모 유력 일간지 편집회의 석상에서 이런 말을 하는 고위인사가 있었다고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중 산업활동 동향을 봤더니, 소비와 투자가 늘어났다. 이제 국내 경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이래서는 안 되는데, 큰 일이다."
제발, 이것은 근거 없는, 조작된 유언비어라고 누가 나에게 말해줄 사람이 없을까?
[둘째 단상] 7월 29일자 조선일보에는 '한국경제, 지난 30년간 볼 수 없었던 기현상'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한국은행 이주열 조사국장과 인터뷰를 한 기사인데, 한국은행이 경제예측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전하면서, "기존 경제이론으로 요즘 한국경제를 설명할 길이 없다는 데 자괴감을 느낀다"는 이주열 조사국장의 말을 리드로 뽑았다.
그리고 공장가동률 늘어도 투자는 감소하고, 고용은 늘어도 소비는 안 살아나며, 저금리에 돈 풀어도 투자 안 한다는 등을 설명이 안 되는 경제현상들로 꼽았다.
그 이유에 대해 이주열 국장은 "심리적인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경기호전을 막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금보다 더 심했던 적도 여러번 있었고, 심리적인 원인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보다 더 컸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지난 3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기현상'이 나타났다면, '지난 3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원인'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경기가 상승할 때마다 우리 경제를 비관적이고 부정적으로 악착같이 보도하곤 하는 신문언론의 태도가 그것이 아닐까? 실제로 신문언론의 이런 보도태도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거의 유일한 것이라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없던 용기라도 내어서 이 사실을 지적해야 하지 않았을까? 딜레마에만 빠져 있지 말고 말이다.
[셋째 단상] 매일경제신문 7월 30일자를 보면 한국경제는 내일 곧 망할 듯 하다. 양승국 선생이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을 여기에 옮겨서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그리고 내 응답도 그 뒤에 싣고자 한다.
"7월30일자 타이틀로만 본 매일경제의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기사입니다. 한국사람들 그 동안 언론으로부터 훈련을 받아 웬만한 기사가 아니면 크게 놀라지 않게 되었지만 매일 반복되는 이런 기사를 보고 어떤 사람이 한국에 설비나, 증권투자를 하겠는지 참 답답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진짜로 경제가 어려운데 잘 나간다만 하는 것도 문제는 있겠지만 이것은 아예 망하라고 하늘에 매일마다 기도를 드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1면 톱기사 : 기계설비 등 고정자산 5년 새 48조 감소, 제조업 생산기반 최악 1면 하단 : 돈 해외유출 크게 늘었다. 해외예금, 유학 등으로 자본수지 상반기 5억 불 적자 1면 하단 : 경기선행지수 석달 째 내리막 2면 박스 : 수출마저 꺾이나? 불안-경기선행지수 3면 상단 : 제조업 생간기반 위축 심각, 중견기업은 설비투자 아예 안해, 공장 무리하게 가동 생산만 늘려, 이대로 가단 성장잠재력 훼손 우려 3면 하단 : 해외 직접투자 상반기 66% 증가 3면 좌즉 : 돈 해외유출 크게 늘었다, 해외 주식투자 작년의 3배, 증여성송금, 재산반출 올들어 8조 4면 우측 : 일, 후판 핫코일 값 인상 업계 파장, 조선, 자동차 채산성 '빨간불' 6면 기고 :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제조업 기반이 무너진다 21면 상단 : 해외펀드 매니저가 보는 한국증시-외줄타기 경제-증시 아슬아슬 21면 하단 : IT 경기 둔화-경쟁심화-이익감소, 한국 투자매력 떨어져"
다음은 내 응답이다. "세상일이란 밝으면 밝을수록 그림자는 짙고, 어두운 면이 있으면 반드시 밝은 면이 있는 법입니다. 그런데 균형감각을 상실한 자들이 어떻게 경제를 읽겠다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군요. 재미 삼아, 매일경제 보도를 거꾸로 한번 읽어볼까요?
▣ 기계설비 등 고정자산 5년 새 48조 감소, 제조업 생산기반 최악 : 수출은 진작부터 급증하는 중이고, 이제는 내수도 살아나고 있다. 현재 제조업 생산기반이 최악의 수준이라면, 이제는 설비투자가 늘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국내 경기는 상승할 수밖에 없겠지?
▣ 돈 해외유출 크게 늘었다. 해외예금, 유학 등으로 자본수지 상반기 5억 불 적자 : 이것은 그동안 외환보유고가 많이 쌓였다는 것을 의미하고, 외환보유고라는 면에서는 우리나라도 이제는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겠지? 그런데 이건 좀 심각한 문제인데 ......(이유는 생략)
▣ 경기선행지수 석달 째 내리막 : 우리나라 경기선행지수는 실제의 경기흐름에 항상 후행해왔으므로 조만간 경기가 상승하겠네. 선행지수 하강속도가 느려졌으니까.
▣ 수출마저 꺾이나? : 그동안 국내경기가 불투명하여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해외로 나갔고, 그 덕에 수출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따라서 수출증가율이 약간 낮아진 것은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이고, 실제로도 내수는 점차 살아나고 있다.
▣ 중견기업은 설비투자 아예 안해 : 이것은 중소기업이 전성시대를 맞았다는 증거다. 모험적인 중소기업들은 투자를 늘리고 있으므로, 조만간 중견기업들이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이들의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면 어떻게 돼지? 매일경제가 바라는 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닐까?
▣ 이대로 가단 성장잠재력 훼손 우려 : 이것은 웃기는 소리다. 설비투자가 항상 고정되어 있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 내수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면 설비투자도 살아날 것이고, 설비투자가 살아나면 경기는 당연히 급상승한다. 따라서 지금 설비투자가 부족하다는 것은 성장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 해외 직접투자 상반기 66% 증가 : 오죽했으면 해외로 나갈까? 국내 경제가 불안하다고 떠드니 나가지 않을 수 있겠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해외에 직접투자를 많이 하면 할수록 해외소득이 증가하여 국부도 증가하겠지?
▣ 돈 해외유출 크게 늘었다 : 이렇게 만든 역적들이 과연 누구인가? 이런 현상이 1980년대말에도 있었다. 그 때에 돈 싸들고 해외에 나갔던 사람들과 이민간 사람들, 모두 환차손 때문에 큰 손실을 봤지 아마? 나중에 돌아오려고 했더니, 팔았던 집조차 살 수가 없었다던가?
▣ 일, 후판, 핫코일 값 인상 업계 파장 : 포항제철을 비롯한 국내 철강업계는 초호황을 누릴 수 있겠군.
▣ [기고] '제조업 기반이 무너진다' : 신문언론의 역적질에 부화뇌동하는 경제학자가 또 한 분 납시었군. 그런데 만약 국내 제조업 기반이 무너진다면, 수출이 어떻게 40% 가까이 증가하지? 하느님이 수출품을 내려보내주셨나?
▣ 해외펀드 매니저가 보는 한국증시, 외줄타기 경제, 증시 아슬아슬 : 돈 벌 기회가 그만큼 많아졌겠군.
▣ IT 경기 둔화-경쟁심화-이익감소. 한국 투자매력 떨어져 : 국내경쟁이 심화되면 될수록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이겨내는데 유리하겠지? 이것은 좋은 일이 아닐까? 만약 국내경쟁이 약하다면, 다른 나라들이 이 시장을 잠입하지 않을까?
이상은 가랭이 사이로 본 세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랭이 사이로 세상을 보면, 신기할 뿐만 아니라 가끔은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답니다."
[넷째 단상] 7월 중 수출실적 발표가 임박했는데, 그 증가율이 지난 몇 달보다 떨어졌을 것이 확실한 것 같다. 이 발표가 나가면, 신문언론들은 '수출증가율마저 떨어져서 한국경제는 이제 큰일 났다'고 떠들 것이 뻔하다.
그런데 이것이 진짜로 큰일 날 일일까? 나는 지난 5월 19일 이곳에 '현재와 같은 높은 수출증가율이 바람직한 일일까?'라는 글을 올려 '현재의 수출증가율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다소 낮아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미래형으로 지적한 바 있다.
또 7월 22일에는 '백가쟁명하는 경기부진대책'이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예고한 바 있다. "경제전문가 세계의 일각에서는 세계경제가 하반기에는 부진해질 것이므로 우리나라 수출증가율도 낮아질 것이고, 이에 따라 국내경기는 더욱 부진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중략).
그러나 세계경제가 부진하던 때에도 우리나라 수출은 증가세를 멈추지 않았던 최근의 경험이 이런 주장이나 전망을 무색하게 한다. 오히려 국내 경기가 더 부진해지면, 기업들은 수출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수출은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일 수밖에 없다.
다만, 국내경기가 살아날 경우에는 수출이 주춤거릴 가능성이 아주 높다. 수출보다는 내수가 더 많은 수익을 남겨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책당국이 앞으로 큰 실책만 더 저지르지 않는다면, 우리 경제는 조만간 살아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문제는, 국내경기가 살아나더라도, 국내 경제연구소나 경제전문가, 심지어는 정책당국조차 이 사실을 제 때에 진단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데에 있다.
간단하게 말해서, 국내경기가 살아나기 때문에 수출이 주춤거림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주춤거리고 있으므로 국내경기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될 것이고, 이에 따라 비관적인 분위기가 더욱 강화됨으로써 살아나던 국내경기를 다시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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