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한자루 밝혀들고
서정윤
이것으로 오늘은 마지막이라고
말하지 말자
매일 그어지는 내 삶의 선
흔들리는 촛불처럼
비틀거리는 내 뒤의 그림자로
나 자신 역시
흔들리고 있음을 안다.
나 아닌 남을 위해 산다는 것조차
더 큰 에고이즘은 아닌지
돌아보며,
내가 선 이 자리가
나의 자리임을 확인할 수 있다면
그대 입가의 엷은 미소로도
자신의 불꽃,
빛나리라.
아름다운 흰색, 녹아없어질 수 있는
초 한자루 밝혀들고
내 삶의 길을 결정하노니
오늘은 내일을 위해 조용히
가슴에 묻어야 한다.
.......... 어제 드디어 책 정리를 마쳤다. 제 자리를 찾은 책들이
더없이 편안해 보인다면 너무 나의 비약이었을까...
그 옆으로 작은 테이블을 놓고 그 위에 초들을 올려 놓았다.
워낙 초를 좋아해서 아침에 눈을 뜨면 젤 먼저 초를 키곤 한다.
이젠 책 속에 파묻혀 지내기만 하면 된다.